범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거대한 도전으로 표현된다. 이 도전은 기후변화가 초래할 피해가 현 세대 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연결되고, 피해의 복잡성과 막대한 피해규모로 인해 자연과학과 사회경제학 분야 모두에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틀림없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생물다양성과 담수 문제, 해양자원 및 산림자원의 보존 그리고 빈곤 및 식량안보 문제와 관련된 글로벌 이슈들이 기후변화의 충격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개별 국가간 환경의 다양성 문제와 이에 대한 피해효과가 범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도 구속력을 갖는 국제환경정책의 개발이 필요하다. 실제 교토의정서가 상기의 전제 하에서 고려됐다. 교토의정서가 인류에 효과적인 조치를 채택한 것인지의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명확해질 것이며, 기후변화 피해의 결과와 현상을 설득력 있게 입증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과 사회경제학 학자들의 노력에 보다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지속가능성의 논쟁을 자극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우려에는 높은 불확실성, 역행할 수 없는 피해효과, 그 피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심각한 잠재적 이슈 등과 같은 많은 난제가 포함된다. 기후변화협약의 목적은 온실가스 배출수준을 안정화시키는 데 있다. 1990년 수준으로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는 비록 이 정책목표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세계가 지각하는데 효력을 발휘할 수는 있더라도 피해를 막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지속가능성 기준의 채택은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를 미래 비용-편익의 기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어떤 신중을 기해야하는지에 대해 우리의 견해를 명확히 제시할 수 없다. 우리가 과연 사람들에게 단기간 내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불해야하므로 세금을 좀 더 부과해야 한다든지, 아니면 미래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보전해주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달라는 말을 어떤 정확한 명분으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옥스퍼드 대학의 윌프레드 베커만과 같은 경제학자는 미래세대에 대한 걱정을 하기 보다는 현세대에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문제에 보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과 다름없이, 지속가능성과 같은 미래 이슈는 가치판단을 내려야 할 질문에서 우선순위에 놓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학은 이와 같은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과 대안에 대한 폭넓은 시사점을 제시하는데 그리고 활용 가능한 정책 옵션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학 역시 베커만이 주장하고 있는 세대간 우선순위의 판단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과 자연자원의 문제에는 경제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부문이 있고, 경제학을 적용시킬 수 있다는 특성이 있음에도 아직껏 경제학자들은 이런 점을 제대로 인식조차 못한다. 다양한 요인과 결부된 시장실패로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 분야의 문제는 제도가 해결수단이 될 것을 시사하고 있고, 세대 간 결론은 아직은 부분적이나 일부 자연과학자들, 특히 생태학자의 연구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환경과 자원경제 분야를 포괄하는 농업경제학은 보다 폭넓은 학제 간 연구교류가 필요한 분야이다. 비록 이론의 틀은 다르나 농업경제학의 노력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과 같은 미래 문제를 해결하는데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임성수 건국대 자연과학대학 학술연구교수>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