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인플루엔자(SI) 악재가 국내 돼지고기 소비를 크게 줄이면서 돈가가 소위 ‘패닉’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5월 돈가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올 들어 축적된 돈가 예상치는 물론 지난해 데이터도 이달 돈가를 예측하는데 전혀 잣대가 될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5월 성수기를 맞은 돈가는 지육 kg당 5400~5500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사태로 소비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적어도 당초 예상보다 1000원 이상 하락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바닥권을 지육 평균 kg당 2500원대인 마리당 20만원선으로 보고 있기도 해 올 해 돼지농사 자체를 망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예상 가격 종잡을 수 없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양돈업계는 최근 소비 위축세가 계속되면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반적인 침체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달 24일 멕시코 인플루엔자(SI) 영향 전 전국 평균 지육 kg당 4929원이던 돈가는 27일 4663원, 28일 4461원, 29일 4010원 등으로 30% 가량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서울과 수도권이 더 심해 서울의 경우 4700원대에서 3700원대로 돈가는 급격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김욱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이번 SI는 돼지와 관련 없는데 그렇게 비춰지면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사태의 확대여부 등 진행상황을 봐야하겠지만 5월 평균 3700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평균가격이 4500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평균 가격이 20% 가량 빠지는 셈이다.
박병배 도드람B&F 부장도 “소비자들의 심리 상황에 따라 가격이 등락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 경우에 따라 kg당 4000원 선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낙 이번 사태의 영향이 커 예상가격이 말 그대로 기대가격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영철 정 P&C연구소장은 “이달 가격을 전망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고 이번 사태가 세계적으로 계속 확산된다면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앞으로 3주 정도가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며 “어디까지나 기대가격으로 평균 4000원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돈가가 아예 바닥을 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거 2000년 3월과 2002년 5월 발생됐던 구제역 사태 때도 돈가가 곤두박질 쳤던 시기는 1~2주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도 그리 길게 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선강 CJ제일제당 사료마케팅실 부장은 “당초 5월 돈가는 kg당 5300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이번 사태로 돈가 예측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히고 “다만 과거 구제역 사태를 유추해 보면 돈가가 바닥을 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잘 버티면 4600~4700원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올 해 양돈 농사 망치는 것 아닌가 우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로 최근 50% 가량 돼지고기 소비가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소비가 몰린 5월에 이어 6월까지 돈가에 영향을 끼쳐 국내 양돈의 기반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까지 돼지고기 수입은 5만365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586톤 보다 1만1000여톤 적게 들어온 데다 이번 사태로 멕시코를 비롯해 미국과 캐나다의 돼지고기 수입이 집중적으로 감소돼 전체 수입물량이 줄더라도 국내 소비 여건을 감안하면 돈가 상승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혁만 선진 양돈 BU장은 “소비감소로 인한 돈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미 축적된 다른 모든 데이터는 의미가 없으며 이번 사태의 확산 여부가 결국 예상 돈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닥권을 2500원까지 보고 있는데 이럴 경우 생산원가인 3800원과 비교해 보면 마리당 10만원 가량 손해가 나기 때문에 양돈은 1년 농사에 치명타를 입는 꼴”이라고 말했다.

# 국내산 돼지고기 안전성 홍보 계기 돼야
이번 사태로 대형유통업체에서는 아예 수입산 돼지고기 판매를 잠정 중단하고 국내산 돼지고기만 판매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입산 돼지고기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한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국내산 돼지고기의 안전성을 역으로 홍보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강화순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사는 “이번 사태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각인되면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이미지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농장의 위생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 지육 kg당 평균가격
2. 이유

△ 강화순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사
1. 4700~4800원
2. 소비급감으로 하락

△ 권혁만 선진 양돈 BU장
1. 2500원까지 하락 가능
2. 유통 50% 감소

△ 김선강 CJ제일제당 사료마케팅실 부장
1. 4600~4700원선
2. 소비급감하나 1~2주 후 반등 예상

△ 김욱 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
1. 3700원선
2. 소비급감

△ 정영철 정 P&C연구소장
1. 4000원
2. 사태 추이 2~3주 가량 걸릴 듯

△ 박병배 도드람B&F 부장
1. 3000원~4000원
2. 3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다 상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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