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생명, 그리고 생명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1차 산업이라고 관심을 덜 둔 우리의 생명산업 즉 식물자원, 그리고 육종분야가 그 품종개발 능력과 보전방법의 수준에 따라서 엄청난 고수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품종의 자체 개발과 유지만으로도 외래종 수입과 관련한 로열티(royalty) 지급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가 지난 2002년 ‘국제식물 신품종 보호 동맹’에 가입해 있어 외국은 이를 근거로 자국산 종자나 종묘에 대해 로열티 지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미의 품종은 85%이상이 외국산이며, 한해 대략 100억원의 로열티가 지급되고 있다. 축산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무역협회에 의하면 산동물의 경우 수입은 570억원(수출28억원), 특히 경주용말 수입은 74억원(수출 2억원)이라고 한다.

축산분야에서도 많은 육종분야에 더하여 특히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우리의 민족과 삶을 같이해온 충직한 반려동물의 하나인 토종 ‘진도견’이다. 한 진도견 연구대가가 남긴 진도견(珍島犬) 연구 자료를 기초로 본 평가의 척도는 다음과 같다(출처: 명지 생명과학대학 ‘원형을 도로 찾은 진돗개’).

전체모양, 얼굴, 꼬리 몸통, 걷는 모습 등 100점 만점기준으로 강조된 것은 중요도에 의해 일반외모 15점, 두부 및 안면 15점, 꼬리 15점, 피모(皮毛)15점 그리고 몸통과 사지 등 나머지에 40점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진도견은 대체로 체고(體高)대 체장(체長)의 비율이 체고를 100으로 했을 때 약간 긴 110-115 정도가 원형에 가까운 신축성 있는 범위라고 한다. 이러한 진도견이 천연기념물 53호로 지정된 계기는 1938년 일본인 森爲三이 쓴 ‘진도견 보고서‘ 에 기초했다고 한다. 진도견은 형태학적, 해부학적, 생태학적 특징을 분석해보면 즉시 그들에게서 늑대의 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육종분야에서는 생물개체의 육신적인 면을 우선 볼 수 있어야 하지만, 한국 진도견의 장점인 행동심리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우수성이 있다. 첫째 자신감 있는 자태를 유지하는 침착성, 둘째 주변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제압하려는 영민성, 둘째 동물을 잡는데 욕심과 뛰어난 수렵성, 셋째 늑대에서 볼 수 있는 청결성,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사람을 잘 따르고 복종하는 친화성 같은 품성을 갖고 있다.

원형을 찾는다는 것은 실용적인 면에서 투견용 및 사냥용 그리고 서양견을 닮도록 하는 품종개량 등을 통해서 사람의 욕망을 풀 수 있겠으나 우리가 우리의 토종견의 원형을 찾아서 차별화나 고유성을 지속시키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원래의 모습을 발굴해야 한다.

진도견의 유전적 특징은 다른 수입견과 같은 호모타입(homotype)이 아닌 한배새끼들이 다른 특성을 갖는 헤테로타입(heterotype)의 유전형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진도견의 유전형질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는 근친교배의 방식을 택하기도 하는데 근친교배에서 나타나는 퇴화성 악성인자가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큰 기술을 요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늑대근사(近似)형으로서의 원형을 나타내는 특징 점들이 대개 우성적 유전형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익적 타산에서는 이 분야에 다년간 연구결과를 보인 품종개량가에 의하면 이러한 이상적 모델의 근접성에 따라 90점은 100만원, 95점은 600만원, 97%는 1000~2000만원이 적정선이며, 완전 100% 원형의 진돗개는 1억원까지 호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진도견 육종관련 생명산업은 그 가치를 판단하고 또 역량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고부가 가치를 이룰 수 있는 보물이라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향에서 우리의 토종을 지켜 내는 것은 육종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선진서양에 의해 우리의 토종진도견이 원산지에서 수입국으로의 종주권이 바뀌는 것을 막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전광훈 농협 축산컨설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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