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농업을 이야기 할 때 규모화와 경쟁력, 기업농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된다. 정부에서는 기업농을 육성하고, 농업에 외부 대기업 자본을 들여와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한다.

그럼 우리 대부분의 소농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농업회사에 취직하여 농사를 지을 것인가? 아니면 농토를 몇몇 기업농에게 몰아주고 복지혜택만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물론 나이가 많이 들어 더 이상 농사가 어려울 경우 농지를 기업농에게 넘겨주고 복지 혜택 속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소농, 가족농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농들이라고해서 규모화를 못하고, 안전한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할 수 있다. 바로 협동을 통해서 말이다. 아직도 시골 아주 오래된 양곡 창고 벽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공동생산, 공동판매라는 70~80년대에 페인트로 써놓은 표어가 유물처럼 남아있다. 그러한 공동생산, 공동판매를 다시 이야기 한다면 한참 흘러간 옛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식상하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규모화이고, 조직화인 것이다. 물론 이름은 ‘공선출하회’, ‘시ㆍ군 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 등으로 바뀌었지만 기본정신은 가장 순수하고 원론적인 협동의 정신인 것이다.

글로벌 시장경쟁시대에 우리 농업인들이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협동의 정신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협동의 정신으로 재무장 할 때 우리 농업을 우리 농업인들이 지켜낼 수 있는 것이다.

<장진호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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