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교육은 학교교육과 달리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교육 영역이다. 교육대상자들은 영농품목, 소득, 기술수준, 연령, 지역 등 실로 다양한 인구학적 환경적 특성들을 지닌다. 그만큼 농업인 교육수요는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실사구시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동안 농업인 교육은 정부 농촌진흥기관, 농협, 지자체, 대학, 품목별 단체 등이 수행해 왔고 내용면으로는 농업정책, 영농기술, 유통, 조직 활성화, 생활개선 등 다양하게 실시되어 왔다. 이러한 교육적 노력으로 영농기술 수준이 과거와 달리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되었고, 농협을 중심으로 한 영농조직도 지역별로 활성화 되어 뿌리를 굳게 내리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우리 선조들이 100년을 통해 경험한 변화들을 현대인들은 단 1년을 통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의 신(新)이 오늘은 구(舊)가 되어가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상황은 우리의 농업환경에도 실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우리의 농업은 개방화와 경쟁의 심화 시대로 내몰리게 되었고, 세계적인 국제 유가상승과 식량위기 상황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이 더해 가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우리의 농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농업 인력의 전문성 제고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농업과 농촌의 활로를 위해서는 농업인 교육에 보다 많은 교육적 노력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로 하고, 기존의 교육체계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강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이렇게 농업 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통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농업인 교육에 있어서도 공급자 중심에서 탈피하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역량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역량은 “특정한 상황이나 업무에서 근거를 가지고 나타나는 우수한 특성”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농업인 역량을 규명하고 교육으로 연결시키는 연구가 없었던 것이 2007년 까지 우리 농업인 교육의 현실이었다.

2008년 농협안성교육원에서 농업인 역량 규명을 실시하여 9개 핵심역량을 도출하게 되었다. 성공농업인 33명과 평균농업인 33명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행동사건면접(BEI)을 실시하여 역량을 분석하고 점수화하여 성공농업인과 평균농업인의 역량차이를 발견하고 9개 핵심역량에 대한 교육과정(성공농업인 핵심역량 교육과정)을 설계하여 농업인 역량교육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상황과 어려운 농업환경 속에서 농업 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맞춤형 역량교육의 성공조건은 촉진자와 학습자의 상호작용이다. 농업인 개인별로 역량을 진단하고 성공농업인과의 역량차이를 인식하여 목표역량을 향상시키려는 본인의 자각과 촉진자의 교육적 노력이 함께 상호작용 할 때 우리 농업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미래는 밝아지게 될 것이다.

<이재희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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