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개인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지 못한 가운데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평균수명의 연장 등에 의한 급격한 고령화는 노동력 공급의 감소, 저축률 감소에 따른 자본 공급 감소로 인한 경제성장 하락, 피부양자 증가에 따른 재정부담 등의 문제를 야기 하고 있다.

이러한 고령화의 문제는 농어촌에서는 심각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이 밝힌 2004년 농어업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100만명을 넘어 전체 농촌 인구의 2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1994년 16%보다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반면 농촌지역의 40세 미만 농민은 3만8000명으로 전체 124만 농민들 중 3.0% 수준 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의 인구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자체적인 후계농업인의 육성으로는 부족한 농업 인력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 농업·농촌이 필요로 하는 농업 인재육성의 필요성이 항상 제기되어 왔다.

최근 도시민의 귀농·귀촌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 이유도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도시에서 직장을 잃거나 사업 실패로 농업을 선택했다면, 요즘의 귀농·귀촌은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공기, 풍요로운 들녘을 즐기면서 생활하고자 새로운 삶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젊고 새로운 농촌인재 투입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귀농교육을 통해 농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인재수혈을 하루빨리 서둘러 추진을 해야 한다.

귀농교육은 장기적인 플랜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하며 각 지방자치단체에도 널리 확산되어야 한다. 귀농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선결조건이 있다.

첫째, 젊고 유능한 인력의 귀농유도에 있다. 이를 위해 이들에게 농업에 대한 지속 적인 관심과 흥미를 느끼게 하고 귀농의식을 고취시켜 잠재적 귀농인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농업에는 동식물을 사육하거나 키우는 과정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고, 자연 속에서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능력대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매력이 있으며 또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어느 직업 못지않게 성공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케 해야 한다. 또한 농촌에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겠다는 확신과 신념을 갖게 하는 등 잠재적인 귀농의식 을 고취·형성시켜 잠재적인 귀농인이 되게 하여야 한다.

둘째, 실제 귀농희망자가 귀농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자기가 아는 사람, 주변 자연환경, 지자체의 지원 등이다. 귀농은 ‘경제’가 아니라 오히려 ‘철학’에 가깝다. 귀농은 인간의 삶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음을 알고, 지속가능한 농사와 주거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꿈꾸는 삶이다. 이런 꿈의 실현에 농촌에 있는 모든 농업인들과 정부, 지자체들이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농업은 땅을 다루며, 동식물의 생명체를 길러 내는 생명산업이다. 농업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적은 생산비를 들여 보다 많은 생산물을 산출하고, 또 그 산출물을 시장에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영전략과 마케팅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멘토의 연결이 필요하다.

우리의 밥상인 농촌, 우리의 환경생태계를 지탱해주는 농촌, 우리의 정서를 포근히 보듬어 주는 농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생명을 움 틔우는 생존의 보금자리인 농촌! 지금 우리의 농촌은 스스로 회생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농촌을 지키지 못하고 농업생산기반이 한번 무너지면 즉시 복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농업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으로 ‘1톤의 곡물보다 1평방미터의 농지’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에 살게 되지 않을까?

<이기흥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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