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종자개발, 지금 당장 시작하자. 세계는 종자 전쟁 중이다.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세계 각국들이 종자자원을 선점하기 위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수집된 자원을 이용해 종자 개발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종자는 안전하고 충분한 먹을거리 제공과 함께 바이오기술과 융합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영역 확대와 함께 변모를 거듭하면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분야 종자 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4억 달러 규모로 세계시장의 1%에 불과하고, 외국산 종자 사용에 따른 로열티 지불액은 최근 3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2007년 화훼류 부문에만 무려 160억 원을 지불하고 있다.

지난 IMF 외환위기 시절 국내 4대 종자회사가 해외기업에 인수되면서 국내 농업용 종자는 주권 상실과 함께 예속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매운 고추의 대명사 ‘청양고추’가 미국회사 몬산토의 종자가 되고, 국내에서 개발된 종자가 주권상실로 외국회사의 로열티 지급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국내 사료 및 조사료 생산용 종자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옥수수, 수수, 콩 등 국산 종자의 시장점유율은 5%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입된 사료용 옥수수의 수입량이 750만 톤, 대두의 수입량이 100만 톤, 조사료 건초의 수입량이 100만 톤에 이르고, 막대한 외화 손실이 발생하는 현실을 볼 때 그 동안 우리 농업의 종자산업에 대한 홀대와 관심 부족에 대한 대가가 너무 커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어쩌랴? 한탄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늦었지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종자개발은 길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인내를 요하는 사업이다. 꿋꿋한 인내심으로 우리 농업의 미래는 우리 손으로 지켜내야 한다. 더 이상 우리 농업의 종자 예속화는 막아야 할 것이다.
지금 바로 정부 및 기관, 유관단체가 힘을 합해 우리 농업 종자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미래 식량자원 확보 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이정훈 농협중앙회 축산컨설팅부 조사료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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