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업의 경쟁력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사실상 오픈된 수산시장은 수입 수산물 관세 감소와 면세유 등 보조금 금지로 무한 경쟁 체제에 놓여있다.
예전에는 귀한 수산물로 워낙 몸값이 높아 소비자들이 선뜻 사먹을 수 없었던 전복은 2001년 가두리 양식이 활발해지면서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급기야 산지 가격이 하락 하기에 이르렀다.
넙치 등 다른 양식 품목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새로운 양식기술 개발과 정부의 양식 산업 진흥 정책으로 인해 양식산업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양식산업의 어업권 운용 제도와 참치외해양식 등을 검토해 양식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양식산업의 현주소
국내 양식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논의돼야 할까?
우리나라 양식어업 분야는 1990년대 이후 비약적인 발전과정을 거쳐 현재 상태에 이르렀다.
양식어업분야는 감소되는 수산물 생산량을 대체하고 소비자들에게 수산물을 공급한다는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급증으로 현재는 가격 폭락과 유통 채널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양식어업은 아울러 수산물시장의 전면 개방과 WTO·DDA, FTA 체계 확대에 따른 시장환경이 급속히 변화되면서 돌파구 모색이 시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양식어업의 중점적 정책은 생산량의 증대와 양식어장의 환경보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나 앞으로는 ‘시장’과 ‘경쟁력’이라는 화두를 전제로 양식산업의 전략화·글로벌화 추진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양식어업은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식품 소비 증가 및 소비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행 어장 이용제도-채산성 안 맞는 어업인들 어업권 제도 유연하게 운용돼야 한 목소리

우리나라의 현행 어업권제도는 지역어업인의 경제활동과 소득증대 목적으로 양식어장을 우선적으로 허용하는 형태로 운용됐다.
양식어장 이용실태를 보면 면허건수 기준으로 어촌계 면허가 58%, 개인 및 협업에 의한 어업권 면허가 36%, 수협 면허 5% 등이 각각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어촌계 및 수협 면허는 건별로 소속 어촌계원 및 조합원 등이 지분행사 방식으로 다수가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호당 어장 규모는 매우 영세한 실정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해 현장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업권 관련 쟁점 사항들에 대해 국내 최초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악화되는 채산성을 견디지 못하는 양식어업인들이 양식어업권 매각을 희망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양식어업이 최근 갈수록 수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따라 이를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어업권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양식 어업인들은 양식어장의 효율적인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원활한 진입과 퇴출을 지원하는 유연한 어업권제도가 구비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즉 대기업 혹은 비어업인등의 활발한 진입 등을 통해 실수요자 중심의 어업권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외해 가두리 시설 왜 필요한가?
국내 양식 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외해 가두리를 이용한 외해양식시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외해 가두리 사업에서 우리나라가 시장진입과 기술 분야에서 선점을 차지하려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외해용 가두리 설계에 대한 당위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독자적인 외해가두리 설계, 개발과 시작품 제작설치 및 태풍 내구성 시험을 거친 것은 국립수산과학원이 최초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또 설계외력 평가, 시설 설치, 유지보수 및 관리 노하우를 축적하고 외국의 학술발표에서 우리 독자연구 결과를 인정받았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향후 외해 가두리 시설제작과 설치, 사료공급장치와 관리선 등도 개발되어야 하며 수익성 창출을 위해서는 대상어종 선정과 생산, 판매 및 수출전략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외해가두리시설은 외국산보다 저렴한 제작설치비로 우리나라 전 해역에 적합한 맞춤형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참다랑어가 주목받는 이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참다랑어는 전 세계적으로 남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0년부터 추진예정인 대서양 참다랑어에 대한 상업적 어획 금치조치를 국내 양식업계는 큰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세계 다랑어의 80~90%를 소비하는 일본은 전체 소비량의 절반을 대서양 참다랑어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송비가 매우 적은 장점을 살려 참다랑어 양식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참다랑어 양식 -양식 산업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나
참다랑어는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수산청의 주도로 양식연구가 시작됐다.
1980년대 이후에는 유럽에서 자연산 중형 개체(10~15kg)를 포획해 일시적으로(3~6개월)양성해 판매하는 형태의 불완전양식이 정착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전세계 양식생산량은 약 4만톤 정도로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2만톤 이상이 생산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고부가가치 새로운 양식 대상종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으며 연근해에서 참다랑어 유어(2~5kg)가 선망과 정치망에 의해 다량 어획돼 이를 활용한 참다랑어 양식 가능성과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양식 어종의 기술개발에 따른 양식 어종의 다양화와 고급화로의 변화가 필요하고 연안정착성이 아닌 회유성 어종의 양식기술 개발이 앞으로 절실하다.
국내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외해 가두리의 양식대상종의 개발도 필요한 시점에 있다.
이중 다랑어 양식 기술은 세계가 주목하는 고도의 양식 기술로 기술 선점이 필요하다.

#국내 참다랑어 양식은 어디까지 왔나?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수산과학원이 실시한 ‘참다랑어 양식기술개발 로드맵’ 연구를 시작으로 국내에서의 참다랑어 양식가능성과 관심을 증가시키는 계기가 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7년부터 수산특정연구과제로 ‘참치양식가능성 검토’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양식적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완료하고 2009년 시험양식에 돌입했다.
경상남도 통영시도 참다랑어 양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자체 예산을 사용해 양식적지 용역을 실시했고 참치양식을 희망하는 양식업체를 모집해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섰다.
제주도는 외해가두리를 이용한 참다랑어 양식과 육상 양식을 지자체와 어업인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추진하고 있다.

#외해 수중가두리에 이식한 참다랑어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지난해 10월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외해 수중가두리에 이식한 참다랑어가 양호하게 적응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참다랑어 외해 수중가두리 양식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세계 최초 양식시험을 추진한 결과 참다랑어가 바다 속 20~30m 수중 가두리 안에서 높은 활동성과 선명한 채색으로 자연산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태풍에 가장 노출된 지역으로 외해 가두리 양식은 특수한 시설이 필요로 할 만큼 어려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참다랑어 수중 가두리 양식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외해 양식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시됐다.
제주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참다랑어 생존율은 99%를 보이고 있으며 성장 속도도 양호해 입식 당시 1.5kg 이었던 치어가 현재 3kg 내외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다랑어가 외해 수중가두리의 기둥 주변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원양에서의 어류유진장치(FAD)역할과 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수산연구소 담당자는 “참다랑어가 외해 수중가두리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므로써 앞으로 참다랑어 산업발전에 큰 변화와 수산물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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