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잦은 비와 이상기온으로 벌의 번식력이 저조, 5월 아카시아 꿀 수확량이 평균 45%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양봉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꿀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3월부터 아카시아 개화 시기인 5월에 맞춰 벌의 번식을 늘려야 하지만 기온 하락과 일조량 부족으로 벌들의 활동이 크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가 많은 지역인 경남지역의 한 양봉농가는 “보통 2~3월에 3000마리의 벌로 5월 아카시아 꿀 수확 때까지 6만 마리로 늘린다”며 “지금쯤이면 3만 마리 가량이 돼야 하는데 6000마리밖에 안돼 이대로 가다간 평년 수확량의 10~20%에 그쳐 폐업하는 농가가 속출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양봉협회에 따르면 3월 전국 강수일수는 평년(8일)보다 6.3일이 많고 일조시간은 평년(206.1시간)보다 80.9시간이 적어 저온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꿀벌 개체수가 많아지려면 일조일수와 일조시간이 많아야 하지만 평년보다 흐린 날이 많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양봉협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양봉산물 생산량이 전년대비 45%가량 줄어들고 시설재배 작물(딸기, 수박, 참회 등)의 생산량도 감소할 것이라며 꿀벌 피해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규칠 양봉협회 사무총장은 “2004년부터 양봉산업이 날씨로 인해 꿀 수확량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다”며 “정부가 농가의 피해상황을 철저히 조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유림 등에 일정량의 밀원수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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