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으면 애들 교육도 못시키니까 일단 서울로 올라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서울건해 중매법인 428번으로 통하는 정애자 (유)대양건해 대표는 친정어머니에게 떠밀려 4살도 안 된 두 아이 손을 이끌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1980년 겨울을 술회한다.

# 노동이기 보다는 사업이기에
정 대표는 연간 7억~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건어물 취급 중도매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은 기간의 매출이다.
“3~4년 전에는 10억 원까지 이르렀지만 요즘에는 발길이 뜸하네요. 특히 수산물도 직거래가 빠르게 진척되며 도매시장을 찾는 수산물 가공업체보다는 산지로 내려가는 업체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어려움을 겪는 경영사항을 말하면서도 정 대표는 절대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도매시장 생활 15년 경력의 정 대표는 여성의 몸으로 시장 생활의 숱한 고충을 겪어왔다.
정 대표는 “4평 남짓한 점포에서 형광등을 환하게 밝히고 김을 소포장할 때 모든 잡념을 떨쳐 버릴수 있었다”며 “노동이기 보다는 내 사업이다 보니 힘들 줄 몰랐다”고 밝혔다.

# 건어물 진열에서 경영자로
정 대표가 처음 가락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 곳은 바로 가락시장 내 위치한 다농마트이다.
정 대표는 다농마트에서 건어물을 진열하며 생소한 상품 이름은 물론 가격대를 줄줄이 외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 구매자가 개인 소비자인 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더 작게 포장된 건 없어요.”
“볶아 먹을 건데 더 작은 건 없나요.”
“왜 대가리만은 없죠. 국물을 우려 낼려고 하는데...”
건어물을 진열하며 소비지 요구의 다양성을 파악함은 물론 벌크 상태의 건어물을 제 포장하며 조금씩 매출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1995년 친정오빠가 하던 일을 정리하고 지금의 건어물 매장인 대양건해를 설립하자, 정 대표의 섬세한 눈썰미와 마트 경험은 더욱 빛을 바랬다.
찾아오는 소매상들이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 물건이 좋고 포장, 선별 등이 제대로 돼 있다보니 제작업을 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10여 년 이상 꾸준히 거래하는 사람이 50여명은 족히 된다”며 “지역별로 찾아오는 사람이 다르다보니 그 지역의 특색 즉 소비 연령층, 식재료 활용 방법 등에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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