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무하 서울대교수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냉장육 유통체계의 정착이 시급합니다. 냉장유통체계의 정착은 그러나 가축의 생산, 도축, 가공, 판매까지 일관유통체계를 갖춘 식육생산라인 계열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만 가능합니다.』

서울대 동물자원과학과 이무하 교수는 『도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식육판매점들은 냉동육으로 유통시킬 수 밖에 없다』며 『식육생산라인을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식육판매점의 시설현대화만으로는 냉장유통체계를 정착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생산·유통의 계열화 유통체계를 확립하고 육류유통을 지육·냉동육 유통에서 냉장육·브랜드육 유통체계로 전환키 위해 축산물종합처리장(LPC)이 건설되고 있다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이교수는 그러나 『기존 도축장들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우기 현재 LPC사업은 농림부 축산국 축산물유통과에서 담당하는 반면 도축위생시설의 현대화를 위한 사업은 가축위생과로 이원화돼 있어 서로 손발이 안맞는다고 꼬집었다.

『기존의 도축장만으로는 일부 영세한 도축장을 중심으로 부실이나 덤핑이 발생할 소지가 높습니다. 기존의 도축장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냉장육 유통체계 확립에 대해 떠들어 봐야 원료육의 위생상태가 양호할 경우에만 냉장유통이 가능하다는 제한성 때문에 정착이 어렵습니다.』
계열화가 정착돼 있는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실제로 우리나라는 영세한 도축장들이 많고 이에따라 임도축도 많기 때문에 위생부문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게 이교수의 지적이다.

『식육판매업소들은 식육의 냉장판매시 유통기한내에 판매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아예 냉장유통을 시도조차 않는 곳도 많다』며 『위생적인 도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냉장유통체계 정착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식육시장에 냉장유통체계가 조기에 구축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교수는 『소비자들이 냉장육과 냉동육의 차이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신선냉장육을 요구할 때 냉장유통체계의 조기 정착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교수는 또 『외국에서는 최소한 10∼15일 가량 숙성시킨 냉장육이 유통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단 며칠만에 유통되기 때문에 냉동육과 별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숙성된 수입냉장육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냉장육 유통에서 숙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최소한 1주일은 숙성을 시켜야 합니다.』

이교수는 『기존 도축장과 LPC와의 관계정립을 통해 식육생산라인을 중심으로한 계열화 확립과 국내 냉장육의 숙성, 소비자들의 냉장육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가 뒷받침될 때 냉장유통체계의 정착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희 sunhe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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