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 한 양돈농장에서 발병이 확인된 이번 구제역 사태가 한우로 전파되는 등 날로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역학관련 농장의 우제류 가축까지 살처분에 나서는 등 강력한 초동방역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하루 이틀 내 종식되지는 않을 듯하다.

의심증상이 신고 된지 1주일 만에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데다, 해당 지자체의 초동방역 역시 신속하고 짜임새 있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진해온 초동방역활동을 중간 점검해 부족한 점을 보완,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고 한 치의 오차도 노출하지 않는 초동방역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당초 이번 구제역 사태는 지난달 25일 의심증상이 처음으로 나타났고, 28일에 신고가 접수돼 29일 발병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번 구제역 발생의 첫 농가로 알려진 양돈농가가 아닌 다른 양돈농가의 돼지에서 지난달 22일 구제역 의심증상이 나타나 신고됐지만 간이진단키트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는 사실이 새로 알려졌다. 이 농장의 돼지는 이번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양돈장의 돼지와 같이 살처분됐으며, 그 과정에서 시료가 채취돼 항원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구제역이 발생한 후 거의 1주일간 무방비 사태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며,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구제역의 처음 발생한 시점이 언제냐 하는 점은 구제역 초동방역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번 구제역이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발생됐다면 그동안 펼쳐온 초동방역체계를 지속해야 한다. 하지만 그 시점이 22일로 올라가면 역학관계 농장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초동방역전략이 요구된다.

구제역 의심 증상 신고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초동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구제역이 지난달 22일 처음으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역학관계 농장을 추가로 찾아내 조치를 해야 한다. 이번 구제역 사태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구제역 발생농장 관계자는 물론이고 해당농장 출입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방역당국은 동시에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구제역 의심 증상 신고에 허둥대지 말고 차분하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초동방역의 성패는 속도에 달렸다. 의심 증상 신고 접수와 동시에 해당 농장이나 지역에 대한 이동제한에 들어가야 한다. 발병이 확인된 후 이동제한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늦다. 신고농장에 대해 즉시 이동제한 조치를 한 후 검사결과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면 된다. 그리고 발병농장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살처분·매몰 작업을 해야 한다.

축산농가는 외부출입을 자제하면서 정기적인 소독과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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