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의 양돈농장에서 발병이 확인된 구제역이 경북 예천, 영양으로 확산돼 축산업계를 살얼음판으로 몰아넣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해당지역 축산업은 쑥대밭이 됐고, 인근지역 축산농가들도 자신의 농장에서 구제역이 침투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한 전국적인 비상방역이 요구된다.

이번 구제역은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안동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후 서쪽인 예천군과 동쪽인 영양군으로 확산되는 등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처음 발병이 확인된 와룡면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안동시 서후면, 이천동, 북후면, 노하동, 풍산면, 남선면, 예안면으로 확산되더니 급기야 예천과 영양으로 확산되는 등 구제역이 마치 땅따먹기 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예천군 호명면 오천리는 행정구역상은 예천군이지만 생활권이 안동이고, 영양군 청기면 정족리는 지난 4일 신고돼 구제역으로 확진된 안동시 예안면 계곡리와 12.4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구제역 발병지역이 야금야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의 확산은 초동방역의 실패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와룡면 인근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구제역은 어쩔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구제역은 증상이 처음 나타난 후 일주일이나 지난 다음에 발병이 확인돼 초동방역에 들어갔기 때문에 와룡면을 중심으로 한 인근 축산농장은 안동시가 초동방역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구제역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발생지역이 안동시를 벗어나 예천군과 영양군으로 확산된 것은 초동방역, 특히 차단방역의 실패에 따른 것일 수밖에 없다.

차단방역 실패 원인은 먼저 현장에서 초동방역을 맡고 있는 해당지자체에 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는데도 문제가 있다. 해당지역 축산농가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차단방역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보다 강력한 차단방역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지역 축산농가와 주민들도 구제역 차단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확산일로에 있는 이번 구제역을 빠른 시일 내에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구제역 발생지역이나 인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비상방역 실시가 요구된다. 전국 어디서나 구제역 발생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차단방역과 철저한 소독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구제역 발병지역이 확산되면 방역당국의 역할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축산농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농장을 지킨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구제역 비상방역활동에 나서야 한다. 축산농가들은 스스로 축사 안팎을 일주일에 최소한 2회 이상 소독을 철저히 하면서 농장에 외부 차량이나 사람 출입을 금지시켜야 하며, 외부인과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자체도 남의 일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방역체계를 미리미리 점검해 만일의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구제역이 발생한 다음에 어떻게 초동방역을 해야 하는지 허둥지둥 하다간 지역 내 축산업을 몰살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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