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축산인 김동한 씨

- 구제역 방역위해 ''노른자 땅'' 기부

“뭐라고 김동한이가 땅을 군(郡)에 기부했어? 믿기지 않는데 그런 짠돌이가 어떻게 억대 땅을 조건 없이 내놨단 말이야” 이번 구제역 때 전국최대 축산단지 홍성을 지켜야 한다며 시내 한 복판 노른자위 땅 80평을 조건 없이 군청에 희사한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김동한(1953년생)씨가 화제다.

그는 축산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축산 유통인. 서 충남 유일의 축산물유통가공센터(LPC)인 홍주미트(사장 주흥노) 돼지의 50%물량을 그가 댄다. 홍성·보령·부여·논산은 물론 전북 일부지역까지 축산 하는 사람은 다 그를 안다. 특히 양돈 농가는 그를 알아야 제값 받고 돼지를 출하한대서 그를 좋아하기까지 한다. 그가 젊었을 땐 한때 소장수로 날렸다. 그러다 어떤 계기가 되어 돼지유통에 손을 댔다. 그는 유통을 하는 한편 직접 양축도 겸했다. 소 1두로 출발해 지금은 9000㎡에 이르는 큰 규모의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남들은 소 파동, 돼지 파동에 휘말려 갖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그는 이상하리만큼 파동은 피하고 파동 뒤 이어지는 호기를 만나 부를 축적, 축산규모가 커져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는 천부적인 화술과 친화력을 가지고 있다. 시장에 그가 들어서면 누구나 형님, 아우다. 어떤 때는 장유유서가 무색해질 정도여서 민망할 지경이지만 다들 그를 좋아한다. 그러니 그에게는 항상 “내 물건 좀 치워 달라”는 주문이 쇄도한다.

김 씨는 나눔과 기부의 중요함을 안다. 갈대로 유명세를 탄 오서산 중턱에 가면 150미터 지하수를 뚫어서 사시사철 시원한 약수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약수대가 있는데 그것을 설치한 사람이 바로 그다. 동생 김동화(1956년생)씨하고 같이 만들어서 사회에 기증한 것이다. 그의 동생 동화 씨는 쌀 가공의 대가 ‘백제물산’ 사업주다. 지난해 쌀 가공을 잘한대서 전 농식품부 장태평장관이 TV 프로에 출연하며 왔을 때 “장관님 오늘은 일하러 오셨으니까 잠깐 장관 내놓고 장씨 아저씨 하셔요”라며 너스레를 떨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 장본인이다. 그가 오늘의 백제물산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기탄없이 밀어준 사람이 김 씨이다. 그래서 형이 사회기부를 강조하면 동생도 따라나선다.

때 되면 자신의 고향 노인들에게 음식대접, 작은 선물도 빼놓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가 정치적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향사람 내가 챙기고 다 아버지 친구요, 어머니 벗이었던 노인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은 것뿐이지 한 게 별로 없다”고 손사래를 젓는다.

그가 만든 오서산 별장은 어떤 때는 마을 회관이고 어떤 때는 동창회장이 된다. 그 별장은 아예 키를 매달아놓고 항시 오픈이다. 필요하면 말하고 들어가서 쓰면 된다.

그는 누가 뭐래도 축산인이다. 그래서 축산 후배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각별하다. 그의 관심과 지도로 축산 지도자가 된 사람도 여럿이다. 자신은 쑥스럽다며 일일이 표현 않지만 그의 죽마고우 홍승렬·김재환씨는 “그가 배움이 컸으면 진정한 사회지도자가 될 만한 그릇으로 인정이 넘치는 인물”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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