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농업대학이 지난 16일 10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2001년 4월 충남 금산의 한 폐교에서 개교한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당시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직하던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이 농가교육을 실시하던 중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농민을 보고, 이 같은 농민들을 제대로 교육시키자는 게 벤처농업대학 탄생의 배경이다.
하나를 알려주었을 때 열을 아는 다이아몬드 같은 농민들이 가정 형편상 정규교육을 받지 않아 빛을 발할 수 없었는데 이 농민들의 잠재력만 깨워주면 대한민국 농업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선정한 스타농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벤처농업대학 출신 학생들이고, 이 대학 출신학생들은 전국 각지에서 성공한 농업인들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유수의 홈쇼핑 채널인 CJ오쇼핑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인 농산물 가운데서도 이 대학 출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가장 많은 것도 사실이다. ‘혁재네 여주쌀’을 비롯해 ‘청개구리 무농약 잡곡’, ‘미실란 발아미’, ‘이연원 유기돼지’, ‘청풍명계’, ‘3℃ 숨쉬는 맑은 채소’, ‘가을향기 유기농 장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엉뚱한 데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전시장인 코엑스에서 ‘2010 대한민국 푸드비엔날레’를 열고, 농산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
벤처농업대학 학생들이 생산한 농산물 전시에서부터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전시장을 가득 채워 농업에 희망을 불어넣었고, 특히 농산물을 다양하게 디자인한 옷을 소재로 한 패션쇼는 상상력의 종결로 평가받으며 ‘벤처=농업의 미래’란 등식을 성립시켰다.

이 때문에 1기생 87명으로 출발한 벤처농업대학이 매년 입학생들이 늘어나 10년 동안 1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11회 입학생 수도 215명에 이르고 있는 등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든, 그렇지 않든 모두가 농업을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을 비롯해 자녀들이 농업에 종사하는 것은 꺼리고 있는 현실에서 벤처농업대학의 승승장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말로만 중요함을 외치기보다는 스스로 농업을 소중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벤처농업대학의 설립 목적이 그것이다.

또 국내의 수많은 석학, 오피니언 등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끌어온 벤처농업대학이 이제는 농촌진흥청이라는 국내 제일의 농업연구 집단과 만나 ‘강소농’이라는 경쟁력 있는 농민들을 육성하기로 해 농업의 선진화를 기대해 봄직하다.
흙속에 묻혀 있는 보석 같은 농민들을 더욱 많이 발굴하고, 이들을 통해 우리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대한민국 농업발전이 벤처농업대학의 졸업생 수에 비례한다는 새로운 등식이 만들어지길 기원해 본다.

<길경민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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