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농촌진흥청에서는 향후 10년에 걸쳐 전국적으로 10만 강소농을 육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또 농협중앙회는 공선출하회 2000개를 조직하겠다는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강소농 육성에는 재배생산에서부터 시작해 유통과 경영, 그리고 브랜드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기술과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국의 농업 연구기관, 기술보급기관, 그리고 해당 전문가들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의 공선출하회는 농식품 산지유통센터를 중심축으로, 농가에서 생산된 산물을 공동으로 선별하여 판매한 후, 이를 농가에 정산하는데 필요한 조직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즉 작목반의 기능을 기존 생산자 중심의 기능에서 소비지를 지향하는 출하조직으로 육성해 이를 산지유통의 핵심조직으로 육성하는 전략으로 이해된다.

주지하다시피 농촌진흥청에서는 근대농업이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100여 년간 농식품 생산과 관련된 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주로 담당해 왔으며, 개발된 기술들은 도농업기술원 및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지역 농업인들에게 보급해 왔다. 이를 통해 쌀의 경우 자급자족이 가능한 커다란 성과를 이뤄 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농업 기술지도 및 보급 기능이 크게 위축되었다.

농촌진흥청의 고유 업무인 농업기술보급의 맥이 끊기고 있다는 지적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핑계로 농진청이 본연의 업무를 뒤로해서는 안 된다.
농업기술 보급을 담당하는 주체를 양성하고 또 농업인 기술교육에 힘을 실어야 한다. 또한 이와 더불어 이 조직에 농식품 수확후 관리기술을 직무로서 담당하게 하는 새로운 농업기술 보급 및 지도 기능이 도입되어야 한다. 수확후 관리기술 전문가들로 하여금 산지유통센터 기술지원을 담당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올해부터 산지유통지원사업도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농업 발전 및 농업인 소득향상을 약속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지유통센터 등 필요한 사업을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재배생산에서부터 수확후 관리기술, 유통 등 농식품 공급에 필요한 전문분야의 기술지원방안이 확고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수확후관리기술분야는 향후 농업생산 구조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농협중앙회와 농촌진흥청이 소통하면서 산지유통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 한다. 오늘날 농식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상품과 안전성이 확립된 상품만이 시장에서 환영받는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육종과 재배 생산을 중추기관으로, 농협은 전국의 회원농협을 대상으로 유통지원을 하는 조직으로, 그러나 생산에서부터 수확후 품질관리 그리고 유통시장에 이르기까지 기술보급과 지도의 기능이 일관되게 조직화되어 보급되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농업기술보급 및 지도기능의 르네상스를 맞이해야 한다.

<김종기 한국수확후관리협회장(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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