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적인 식량확보, 공급
- 전세계 최우선 과제로 인식
- 한국, 식량안보 상황 ''열악''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재화를 꼽는다면 바로 식량과 에너지일 것이다. 예전부터 인류는 식량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웃 나라와 전쟁을 일으키거나 식민지를 만드는 등 국민과 국가의 존속을 위한 치열한 싸움을 해왔다. 최근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여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집트나 리비아처럼 식량위기에서 시작한 시민들의 시위와 항의는 경제위기를 뛰어넘어 정치적인 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과거에는 식량은 에너지에 비해 풍족하며 늘 원하는 때에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식량에 대한 중요성이나 가치는 에너지에 비해 그렇게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을 하면서 더 이상 식량은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위기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식량은 에너지와 달리 자연 속에서 재생산이 가능하지만 기상환경이나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생산량의 변동이 매우 심하므로 예기치 못한 식량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 근래 식량가격이 상승하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같은 곡물 수출국은 수출을 제한하여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세계 각 국가들은 안전한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와 공급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임을 인식하고 식량안보 확립을 위해 노력중이다.

한국은 OECD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식량자급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국민이 소비하는 식량과 가축 사육에 필요한 사료곡물 가운데 4분의 3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에서 1년에 소비하는 곡물은 약 1900만 톤인데, 이 중 500만 톤 정도는 국내 생산을 하고, 나머지를 모두 수입한다. 한국이 자급하는 쌀을 제외한다면 옥수수, 밀, 대두는 거의 전량을 수입하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 캐나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100% 이상의 자급률을 달성해서 식량위기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국제 식량시장의 수요, 공급, 교역의 측면에서 바라본 한국의 식량안보 상황은 매우 열악하며 향후 계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로 지금이 한국의 식량안보 구축을 위해 국가적으로 역량을 집결해야 할 시점이다,

식량안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추진과 국민적 노력은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다.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는 동시에 국민적,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해야만 식량안보가 확보될 것이다.

<박환일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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