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장미꽃이 활짝 핀 6월, 산골농장의 입구는 사람들로 붐볐다.
AI 방역문제로 올해 장미축제는 사람들에게 알리지도 않았지만 입구에서부터 빽빽이 줄지어 있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으며 초봄의 장미축제에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상호 산골농장 대표.산란계자조금 대의원회 의장이 10년을 넘게 한결같은 정성으로 가꾼 산골농장은 이제 모두가 즐기는 관광 명소가 됐다. 국내 최초의 친환경 인증농장이자 산란실용계 30만마리와 육성계 10만마리를 사육하는 대규모 농장, 산골농장.

산골농장 곳곳에 스며있는 이 대표의 꼼꼼한 손길을 만나러 장미축제가 한참인 산골농장을 찾았다.

#산란계 농장 휴양지가 되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의 작은 도로에서 활짝 핀 장미를 따라가다 보니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골농장앞으로 공원처럼 번데기나 옥수수 등의 간식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보인다.

농장입구에 친절하게 설명된 소독부스를 지나니 관광객들의 휴게소와 농장의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고 그 주위에 흐드러지게 핀 장미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는 가족들이 눈에 띈다.

오랜만의 외출에 즐거웠는지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농장내 위치한 쉼터에는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의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이 대표는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사진찍기에 여념 없는 사람들을 보며 “양계농장도 하나의 관광지가 될 수 있다”며 “양계산업도 이제 단순한 생산성만을 추구해 지탄받을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하는 산업으로 거듭나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냄새는 줄이고 호감은 올리고
“닭 키우는 곳이라는데 냄새가 별로 안나네. 날씨가 후텁지근해져서 냄새가 많이 날까봐 신경쓰였는데.”

정자를 나와 야생화 꽃밭을 향하는 길목에는 젊은 부부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고 곳곳에서 나들이 온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농장 내에는 양계농장이라고 의식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을 정도의 계분냄새가 났지만 관광객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한 모습이었다.

이 대표는 “환풍기를 설치할 때 계분의 냄새가 관광객들이 다니는 곳으로 향하지 않도록 설치했지만 바람의 방향에 따라 냄새가 많이 날때도 있다”고 말하고 “농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축산업이 냄새나고 더럽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냄새가 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초의 친환경 인증농장으로 마케팅 UP!

관광객들을 뒤로 한 채 집하장으로 향하자 다양하게 포장된 계란이 보였다. 쉴새없이 계란을 선별하는 목부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던 이 대표는 현재 산골농장의 계란은 전국 E마트와 GS슈퍼, 농협으로 직접 납품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인증농장에 해마다 열리는 장미축제로 유명세를 타는 농장이 되자 자연스레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농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당일 생산된 신선한 계란을 구매하고 한번 계란을 사갔던 관광객들은 인근마트나 유통업체에서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농장을 방문한 한 관광객은 “해마다 6월쯤이면 산골농장을 방문해 바람도 쐬고 계란도 사간다”며 “산골농장의 계란이 너무 신선해 마트에 가도 산골농장의 계란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양계산업과 문화컨텐츠의 만남

입구의 쉼터를 지나자 작은 연못과 정자처럼 생긴 건물이 보였고, 문을 열자 가지런히 정리된 다기들이 있었다. 이 대표는 시원한 산바람 속에서 차를 끓이며 양계농장을 공원처럼 꾸미게 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젊은 시절 해외의 축산 선진지를 견학하며 축산업과 문화컨텐츠를 접목시킨 새로운 모델을 고민해왔고 십여년 전부터는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농장에 꽃을 심고 분재원을 만드는가 하면 관광객들의 볼거리를 늘리기 위해 조각 공원을 마련했다고한다. 뿐만 아니라 야생화 꽃밭을 가꾸고 야외공연장도 마련해 하나의 관광지로 손색 없을 만큼 준비했고 농장 뒤 언덕의 중턱즈음에 민속박물관과 양계박물관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산업도 이제 문화콘텐츠와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축산업을 문화콘텐츠와 접목시킨다면 우리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제고해 악성가축질병으로 인한 소비위축의 파급효과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관광과 연계로 또다른 수익모델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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