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올해 초부터 미국을 휩쓸고 있는 기상 이변의 원인을 라니냐와 엘리뇨 현상의 실종, 그리고 대류권 상류를 순환하는 제트기류 때문이라고 미 항공우주국, NASA의 분석이 보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엘리뇨 현상은 12월 하순 크리스마스 즈음에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라니냐 반대로 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두 현상은 2~7년 주기로 번갈아 발생하면서 중남미 지역의 폭우와 홍수를 유발하거나 가뭄을 유발하는 등 동 태평양연안의 이상 기상 발생에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라니냐가 소멸한 후 엘리뇨도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북미에 폭설과 혹한이 엄습하고, 강력한 허리케인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이상 기상이 속출했고 NASA의 과학자들은 엘니뇨와 라니냐의 ‘공백’으로 보면서 ‘라니다’라 이름 지었다. 과학적 설명이 어떻든 결국 엘니뇨나 라니냐가 발생하든, 이들이 모두 발생하지 않든지 간에 이상 기상은 발생하며 그 심도는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이상 기상이라 함은 과거 30년 동안 발생한 적이 없는 관측 기록이 나타나거나 관측치의 표준 편차의 두 배가 넘는 기록이 나타날 때를 일컫는다. 강수량 변화를 강릉의 예를 들어 살펴보면 1971년부터 2000년까지의 연평균 강수량은 1402mm이고, 표준편차는 266mm이다.
그러므로 연강수량이 1932mm 이상이면 이상 기상이라 할 수 있으며 발생 빈도로 보아 100년에 두 번 이하이다.
2002년 태풍 루사가 몰고 온 폭우는 8월 31일 하루에 870mm의 강수를 보였고 연 강수량이 2066mm를 보인 이상 기상이다. 2003년에는 일 최대 강수량이 189mm를 보여 연강수량이 2095mm에 달해 이상 기상이 연이어 나타났다. 100년에 두 번 이하 나타날 비가 연거푸 두 번 발생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비가 40년 동안 두 번 발생했으니 60년 이내에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확률은 없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연강수량이 많아지면서 표준 편차는 더욱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표준 편차가 커진다는 점은 폭우와 함께 이상 가뭄도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이상 기상의 빈번한 발생에 따라 재해가 늘어나고 있어 많은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동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의 저명한 기후학자 맥캐이(McKay)박사는 현대에 있어서 기후 변동의 불확실성은 환경 변화와 인간 생활의 영향에 의해 커졌다고 설파하면서, 다가 올 미래에 더 큰 변동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농업은 산업 중에서 기상에 의해 가장 크게 지배받기 때문에 생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후 특징을 정확히 알고 그 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농업 기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국가농림기상센터가 설립되고 농림 기상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농업은 각 지역의 기상 특징에 지배되는 바가 크므로 그 지역의 농림기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농림기상서비스센터가 설치돼 지역에 알맞은 맞춤형 농림기상서비스 콘텐츠의 개발과 제공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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