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농혁신 농업협동조합과정 ''밤샘 토론''

‘농산물 유통 · 판매의 주역은 역시 농협이어야 한다. 시장장악력과 유통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는 농민들을 조직화한 공선출하회(이하 공선회)를 확대, 육성 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예산’이라는 촉매를 투입해 유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흔한 말로 ‘소비자 니즈(needs, 요구)’를 외치지만 ‘생산자의 권리’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에게만 선택권을 줄 것이 아니라 생산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한 농민이 유통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신뢰의 문제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충남도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공주농협보험교육원에서 개최한 ‘3농혁신대학 농업협동조합’ 과정에서 제기된 내용들이다. 안희정 도지사를 비롯해 충남관내 유통 선도농협 조합장, 농민단체 대표, 3농혁신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한 이번 ‘3농혁신대학 농협협동조합’ 과정에서는 농산물유통에 관한 농협의 역할과 지방자치단체 관계 등을 집중 파헤쳤다. <편집자주>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들은 그동안의 농산물 유통과 농정시책은 시대의 흐름, 유행, 관행에 편승했으나 이 또한 정답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 서서히 알게 되었고, 모든 것이 농협이 제 기능을 다하지 않은데 원인이 있는 것같이 말 하지만 사실은 그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통계가 입증케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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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제에 나선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는 ‘환경변화(정책, 시장)와 산지전략’ 발표를 통해 “3농혁신의 첫 타깃은 농민이 아니라 소비자여야 한다”면서 “유엔이 정한 2012년 협동조합의 해, 글로벌만이 살길이라던 세계 지식인사회의 변화, 규제철폐에 가려진 정글의 법칙, 다보스포럼의 ‘거대한 전환’으로의 화두변환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에 따라 “미, 영, EU, 일본 등 선진국의 국가별 농업에 대한 힘의 지표가 세계농업의 파워이동관계를 설명하고 있다”며 “그동안 왜곡됐던 국가 간의 농산물 유통, 각국의 국내적 · 지역적 유통문제를 ‘지역’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왜곡된 농업의 시각과 비교 우위관계를 ‘속임수찍기판’에 비유키도 한 박 대표는 “농산물 유통도 50%비중을 지역에서 찾고 로컬과 글로벌을 상반된 관계로만 생각하지 말고 도농, 즉 생산자와 소비자가 손뼉을 마주칠 때 소리가 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며 “이 부분에서 농협의 역할은 역시 중요하고, 지자체와의 공조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수 농협중앙회 원예사업부장은 ‘농산물 수급안정 및 소득 안정대책’ 발표에서 “유통개혁을 골간으로 한 신경분리를 통해 ‘판매농협의 구현’을 이루도록 한 시대의 요청에 농협은 화답할 수 있겠는가에 관해 공선출하회를 핵심으로 한 유통구조 개선은 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산물 볼통 책임론에 농협은 단골손님이지만 사실 경제사업 계통취급량 통계는 한국농협이 세계 3위며 한, 일 농협판매사업 실적추이를 볼 때는 1994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앞서기 시작한 농협의 유통거래 통계를 표로 제시했다. 일본 78%대 한국 214%로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유통투자여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또 “대형유통업체의 농산물 장악력과 선택권을 분산시키고 생산자 주권을 찾는 길은 생산조직의 뭉치기 밖에 없다”며 “만인산 농협의 추부깻잎, 천안거봉포도, 공주오이 등은 공선출하회를 통해 물량을 규모화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토론에 가세한 현지 농협 조합장들은 농협에 대한 유통책임전가와 일부 지자체들의 농협 무시행태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치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지유통 조직화의 어려움과 시장 대항력 확보 사례를 설명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육성하는 영농조합법인 지원에 대한 재고를 촉구했다. 농협 떡으로 유명한 이주선 농협중앙회 이사(아산 송악농협 조합장)는 찹쌀 작목회 성공사례를, 전용극 안면농협 조합장은 등급, 가격, 품질관리 등 애로를 겪는 유통조직과 계약이행 실태를 소개 했고, 한일현 직산농협 조합장은 포도조직와해와 배 조직 성공사례를 비교 설명했다.

또 박시우 만인산농협 조합장은 연 80억원의 출하실적을 자랑하는 깻잎 공선회 성공과정을 소개했고, 박윤규 오천농협 조합장은 액젓공장 운영 어려움을, 박기종 고덕농협 조합장은 통합 RPC 운영 어려움과 쌀 유통관계를 소개하며 농협에 대한 인식 전환과 재정지원을 촉구했다.

''3농혁신'' 역량 집중…조례화 등 제도 정착

≫인터뷰 안희정 충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3농혁신은 쉽게 결론날 일이 아니지만 농어업 · 농어촌 · 농어민 등 3농을 혁신하기 위해 도 정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이를 위해 “농어업 · 농어촌 · 농어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국가의 농업관련 사업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농어업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농정의 방향, 특히 기존 국가의 농업관련 정책을 살펴보니 축산, 농어촌체험, 산촌마을 등 271개 사업이 추진중에 있는데 문제는 이 사업들은 시혜성에 너무 산발적으로 추진되다 보니 예산이 찔끔찔끔 지원된다는 게 안 지사의 설명이다.

안 지사는 “이 사업들을 특성별로 잘 묶어서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우선 도정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안 지사는 “선진국으로 갈수록 신뢰가 구축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보고, 혁신의 답 또한 불신의 해소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 농협의 역할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게 안 지사의 지론이다. 안 지사는 “농협을 빼고선 농산물 생산을 비롯해 유통, 공선, 판매 등을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도는 농협이 농산물의 모든 과정을 책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특히 “도지사가 바뀌어도 농어업 · 농어촌 · 농어민 등 3농혁신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조례화해 제도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며 “충남농업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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