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사진 맨 오른쪽>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사진 오른쪽에서 두번 째>은 지난달 29일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수박, 양파 등 농산물 수급 현황을 점검했다.

-박재완 장관, "밭자물 관수시설 투자 확대

봄 가뭄이 심화되면서 밭작물 시들음 현상 등이 발생, 채소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가 수급안정에 나섰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달 29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가뭄에 따른 농산물 수급안정 방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최근 104년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농민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농수산식품부 등 7개 부처에 지난달 22일부터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 중앙재난 안전대책 본부를 가동해 신속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가뭄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지 밭작물에 대해서는 정부 비축물량을 확대하고 조기 수입 등을 통해 수급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와 함께 “9월 출하될 고랭지 배추는 수급불안을 대비해 봄배추 수매 · 비축을 지난해 500톤 수준에서 올해는 2500톤까지 늘리고 필요시 35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뭄으로 품위가 떨어진 작물은 공공부문에서 소비해 농민의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밭작물 관수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저수시설을 확충하는 등 구조적인 수급안정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7~8월 장마기 · 혹서기의 농작물 생육상황, 수급상황 등을 모니터링 해 수급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수급안정 주요 내용

정부가 이날 발표한 수급안정방안은 봄 가뭄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양파를 중심으로 가격불안 현상이 나타났으나 최근 배추, 대파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고랭지채소도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남과 전북 지역 등에 봄 가뭄이 심화됨에 따라 양파, 대파, 감자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평년 대비 20~50%나 급증한 상태다.

실제 6월 하순 양파 kg당 평년가격은 1684원으로 평년 대비 21.1%, 대파는 3029원으로 59.9%, 감자는 3239원으로 54.0%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파의 경우 면적이 줄고 가뭄으로 만생종 생산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며 대파는 현재 출하되는 지역이 가뭄이 심한 경기·충남·전북지역에 대부분 분포돼 있고 재배면적도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감자 역시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한 상황.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농업인과 소비자의 이익균형을 함께 고려해 수급안정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단기적 수급부족에 대해서는 가격이 낮을 때 국내산 농산물을 비축하고, 비쌀 때 방출하는 순환·상시비축제도를 확충하기로 했다.

또 의무수입과 할당관세 등 수입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산 농산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설을 확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품목별로 양파는 올 공급량이 수요량 대비 13%인 112만 5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무수입물량 할당관세로 전환하고 할당관세 적용 물량도 2만1000톤에서 11만1000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내년도 의무수입물량 2만1000톤을 내년 4월까지 조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약재배 물량 29만7000톤은 성수기에 집중 공급하되 시장상황에 따라 방출시기와 방법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배추는 현재까지 고랭지 정식 작황이 양호한 편이나 가뭄이 지속될 경우 정식이 지연되고 작황이 부진할 가능성 있는 만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적기에 수매해 탄력적으로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봄배추는 현재 수매를 마친 500톤을 지난달 29일부터 신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고 고랭지 배추는 우선 2500톤을 비축하고 필요시 추가로 비축하기로 했다.

고랭지배추는 다년계약과 출하계약제를 도입, 계약재배 규모를 5만 6000톤에서 5만 8000톤으로 늘리고 7월 초까지 가뭄시 급수차 등을 지원, 적기 정식을 유도하기로 했다.

대파는 봄대파 면적이 감소, 본격 출하되는 8월 초까지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뜰장보기 물가예보를 통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대파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할당관세를 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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