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침체로 인해 대형유통업체는 가격이 저렴한 식용유와 참치, 김류 등 실속상품군의 비중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13만원대 ‘영광 옛날굴비 실속세트’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선물세트 트렌드 · 수급동향
-추석, 마음은 ‘풍성하게’, 소비는 ‘알뜰하게’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 무르익는 실록보다 우리의 마음을 더 풍성하게 하는 것은 한가위를 보내는 마음과 선물을 나누는 정이다. 따뜻한 지인들과 정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벼워지는 주머니 사정으로 부끄러워지지 않도록 대형유통업체에서는 이번 추석선물세트를 알뜰하게 구성해 선뵀다.

실속형, 알뜰상품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구성이 두드러진 유통업체들의 추석준비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불황속에 실속상품 확대

올해 대형유통업체는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될 것을 감안, 이번 추석선물세트 구성을 실속선물세트 위주로 지난해보다 20~30% 늘려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알뜰쇼핑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이마트의 신안증도 갯벌 ‘증도돌김’(4만6000원) 등 3만~5만원대의 실속형 선물세트 구성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5만~15만원대 상품비중을, 마트는 5만원 미만 상품 구성을 확대하는 가운데 알뜰 구매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성융 롯데마트 과일 팀장은 “예전에는 추석선물세트로 고급선물세트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선호했지만 몇 년 전부터 경기침체가 지속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부담을 느끼게 돼 실속상품 소비가 매년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대형유통업체에서는 실속형 선물세트 위주로 매년 명절을 겨냥해 준비하고 있고 이런 선물세트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좋아 앞으로도 당분간 선물세트 구성은 실속상품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3만원이하 추석선물세트 72개 품목을 준비했으며, 이 중 50가지 정도가 생활필수품세트로 구성했다. 또한 나머지 선물세트는 식용유류와 참치, 스팸 등으로 준비했다. 태풍 등으로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청과와 수산물 대신 저렴하면서도 유통기간이 길고, 저장성이 뛰어난 상품으로 대체한 것이다.

서성원 이마트 과장은 “올해 소비자 소비경향은 소비 위축으로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고가의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지난해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의 양분화가 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각자 개성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현대백화점은 ‘명인명촌’을 내세워 ‘전통’을 강조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젊은층을 겨냥, ‘패션’을, 신세계백화점은 ‘에코’를 테마로 잡고 시장공략에 나섰다.

전략은 다르지만 이들 역시 전술은 ‘실속’과 ‘알뜰’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대백화점은 13만원대 ‘영광 옛날굴비 실속세트’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으며, 롯데백화점도 평년과 다르게 3만원 이하의 화과자, 만주세트를 다량 준비했다.

이헌상 현대백화점 생식품팀장은 “이번 추석에는 스토리가 있는 상품들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굴비, 과일 등 명절 대표 상품부터 참기름, 소금, 간장 등 평범하지만 조리에 꼭 필요한 지역 명인들 상품까지 구성을 다양화했다”며 “불황을 맞아 10만원 미만대 실속형 이색 선물세트들의 품목과 물량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5만원 이하 사과, 배 선물세트를 준비 중에 있었으나 여의치 않게 돼 참치와 김, 화과자, 만주 등의 품목을 더 늘린 상태”라며 “올해도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아 거의 모든 대형유통업체에서 실속 상품위주로 상품구성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소비자가 실속형 제품을 많이 구매할 것으로 예측해 전체 상품 구성 중 약 70%정도를 실속형 상품세트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먹는게 남는 것 먹거리 선물세트 인기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1+1행사’나 ‘50%할인행사’까지도 서슴치 않으며 시작했던 대형유통업체의 예약판매. 지난달 23일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24일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27일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이어 31일 신세계백화점까지 내로라하는 대형유통업체들은 15~20%, 최대 50%까지 할인을 해주는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지난달 24일 대형유통업체의 선물세트 예약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먹을거리 선물세트의 구매가 단연 돋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먹을거리 선물세트를 늘린 것이 적중하고 있으며 생필품의 경우 평소에도 구매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선물을 주는 사람이 먹을거리 상품 위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김, 참치, 식용유 등의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선물세트 예약 판매 결과 70% 이상이 먹을거리 선물세트였으며 지난해처럼 과일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한우가격은 평년보다 낮아 올해도 한우선물세트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생필품 구성보다는 먹을거리 선물세트 구성을 우선으로 했으며 이색적인 화과자, 한과류, 천연조미료, 김 등 상품구성을 다채롭게 늘리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도 역시 한우, 굴비, 곶감 등 신선식품 20종, 통조림, 참기름 등 가공식품 17종, 샴푸, 치약 등 위생용품 10종, 홍삼 등 건강식품 6종 등 총 53종에 대해 예약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단일 품목 50만원이상 구매 시 최대 40% 할인 혜택을 제공해 홈플러스-농협 안심한우 정육갈비혼합세트는 40% 할인된 8만3400원, 사과세트와 배세트는 각각 30% 싼 4만8930원, 4만1930원, 천일염명품굴비세트는 35% 할인된 16만8350원, 삼색곶감세트는 20% 할인된 6만3920원 등에 판매하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통업체 사과, 배, 전복 수급비상

지난달 28일 전국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이러한 대형유통업체의 계획에 변수로 작용했다. 전국 산지 대부분이 영향권에 들면서 사과, 배 등 과수 낙과피해와 전복 주산지인 완도지역 가두리양식장 피해가 발생, 물량수급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특히 사과, 배 등 과수는 낙과하지 않고 나무에 달린 것들도 품위가 떨어져 상품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했다.

이에 따라 대형유통업체에서는 물량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부족한 부분은 대체 상품을 통해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의 낙과율이 70%에 육박하고, 전북 장수와 충남 예산에서도 사과 낙과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과일가격 상승에 따라 과일세트를 대신해 한우세트를 기존보다 약 20%가량 추가 준비할 예정이며, 수산물세트를 추가로 준비해 과일세트 부족에 대비할 예정이다”며 “태풍의 영향으로 상품의 품질, 가격, 변동이 있어 선물세트 구성이 수시로 변하고 있어 현재 바이어들이 지방을 방문해 현지 과수 동향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성원 이마트 과장도 “태풍 영향으로 국내과일 물량이 부족 과일선물세트는 가격이 높아 선물세트로 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과일선물세트 대신 한우갈비세트와 수산냉동건조세트 비율이 더 높아질 것 같다”면서 “한우의 경우는 미리 저장해 놓은 물량이 준비돼 약 20%가량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며 한우실속선물세트를 계획, 구상중이다”고 전했다.

이충모 홈플러스 팀장은 “30% 정도를 계약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계약을 준비했었지만 산지피해가 너무 극심해 수급자체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모든 대형유통업체에서 조금이라도 물량확보를 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수산물 수급에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국내산 전복의 80%이상을 생산하는 완도지역역이 이번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제주, 여수, 통영 등 남해안일대에서 우럭, 넙치 등 증?양식장 피해가 컸다. 또한 갈치, 고등어 등도 조업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어획량마저 좋지 않아 수급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임준환 롯데백화점 수산 CMD는 “정확한 파악을 위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중으로, 다소 차질이 예상되지만 수급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량 부족 시 진도나 구룡포 등 대체 산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활용 공동구매 불티

최근 소비의 새로운 동향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올해 추석에는 합리적인 가격과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업체를 선정하고 상품의 할인은 20~50%까지 진행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추석 상품을 단계별로 준비할 계획으로 둘째 주에는 추석을 맞아 필요한 벌초상품, 여행상품 등을 준비하며, 셋째 주는 실속형 선물세트를 구성한다. 넷째 주는 제수용 과일이나 먹거리 위주의 신선상품을 준비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계획이다.

쿠팡 홍보팀 관계자는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 최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한 상품을 구성 중이며 올해 추석에는 먹을거리 중심의 신선상품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믿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산지에서 직접 확인하고 일정부분 좋은 상품만 선별해 공급, 이달 초부터 추석 기획상품을 진행해 소비자가 필요한 상품을 단계적으로 준비, 제공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신재호 기자
이한대 기자
박현렬 기자
박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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