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아름다운 경남 거제시의 한적한 해안가에 위치한 국립수산과학원 육종연구센터.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복 육묘장 청소로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이가 있다. 우리나라 육종개발의 첨단이라 할 수 있는 수과원 육종연구센터 내에서도 최고의 전복 전문가로 꼽히는 박철지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부가치 수산물로 각광받고 있는 전복은 최근 밀집양식, 고수온, 어장 노후화 등으로 폐사율이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기후변화나 질병에 내성을 가진 육종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합니다.”

박 박사는 어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폐사율이 적고, 성장이 빠른 전복 육종이 서둘러 보급돼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외국의 경우 전복의 생산량과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생산어가의 계획 경영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외적요인에 의한 폐사로 생산에 불확실요인이 있는 등 양식어가의 소득 안정화가 불안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폐사에 이르기 전에 빨리 성장시켜 출하하고, 외적 변수에 의한 폐사에 잘 견딜 수 있는 육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의 경우 kg당 3만~4만원 정도로 가격이 고정된 반면 우리나라는 생산량과 소비수요에 따라 가격 등락이 크다”며 “가격 진폭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생산을 안정시켜야 가격이 안정돼 소비와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시대변화에 맞는 육종개발과 보급이 시급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연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복의 긴 성장기간과 연구인력 및 지원 부족 때문이다. 육종연구센터는 빨리 크면서도 질병에 강한 ‘킹넙치’ 육종을 개발, 보급해 어업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노하우를 가졌음에도 전복은 다음 세대 형질을 확인할 수 있기까지 보통 3년에서 4년이나 걸리는 등 유전형질을 파악할 수 있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넙치와 달리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다. 또한 전복육종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박 박사는 “양식어업인 소득증대는 물론 전복산업 활성화와 수출증대를 위해서도 육종기술 개발은 우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육종연구센터는 속성장·고수온 내성 육종전복을 개발, 2015년까지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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