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규모화 · 조직화 되지 않은 상태…병폐만 낳을 것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할 경우 농가피해와 중도매인 과점 등의 병폐가 생겨 도매시장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 발전포럼이 지난 12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한 ''시장도매인제도 진단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은 병폐만을 낳게 돼 도매시장이 망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동혁 한국식품유통연구원장은 “산지가 규모화, 조직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출하자와 시장 내 유통흐름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시장도매인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매취 중심의 거래가 아닌 위탁거래가 중심이 되고 있어 경매제도와 별반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강서시장 시장도매인제는 가격 발견 기능도 없이 가락시장 경매가격을 토대로 농산물 가격을 정하고 있어 농산물 급등락을 해소할 수 있다는 본래 취지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며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하기 앞서 강서시장을 전면 시장도매인제 시장으로 개편하거나 지방도매시장에 적용해 그에 따른 성과를 확인한 이후에 도입을 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시장도매인제는 경매제와 달리 정산하는데 2~3일이 걸리고 가격이 공표 되지 않아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며 “기준가격 발견이라는 중요한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시장도매인제를 굳이 가락시장에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시장도매인제를 가락시장에 도입할 경우 자본금이 많은 몇 몇 중도매인들이 농산물을 장악할 여지가 있게 돼 시장 내 혼란만 가져올 뿐 출하자, 소비자, 대부분의 중도매인 등 어느 한 주체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도매인제 도입 주창자들의 말과 같이 시장도매인제가 장점이 있다면 다른 시장에 전면적으로 도입해 살펴본 후 가락시장 도입 여부를 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은 2008년 강서시장 시장도매인들의 권유로 출하를 했었지만 투명성 결여와 수취가격 제고 어려움, 제 시기 정산 등이 이뤄지지 않아 2010년부터 출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근 상주원예영농조합법인 전무는 “처음 수취가격을 향상시켜주겠다는 말에 출하를 했었지만 가락시장에 출하했을 때와 별반 차이도 없었다”며 “다른 시장도매인은 얼마에 수집했는지 알 수도 없어 투명성이 결여돼 있으며 강서시장의 일부물량이 가락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경매가격이 하락되는 경우도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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