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요구 부응 ''농정 파트너''
-수매대행→작목반 조직→수급안정
-소비생활 편익 증대·물가안정 기여

한국 농협은 1961년, 농촌 근대화의 근간을 이루기 위해 땅을 다지고 깃발을 올리기 시작하던 척박한 시절, 농업인의 땀과 희망을 밑거름 삼아 농업인들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과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위해 설립된 자주적인 협동조직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농협은 2011년 현재 245만명의 조합원과 1171여개의 조합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의 농업 생산자단체이기도 하다. 그런 농협이 올해 1중앙회와 경제, 신용 등 2지주회사로 분리돼 새로운 농협으로 출범했다. 특히 농협 경제사업부문은 농업인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농협 구현을 비전으로 세우고, 산지 농?축협 출하물량의 50% 이상을 책임판매해 주기로 했다. 농협 경제사업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향후 농협 경제사업의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감귤나무 한 그루면 대학생 자녀의 학비로 충분하던 시대가 있었다. 논·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그대로 트럭에 실어 도시로 보내면 무조건 팔리던 시대였다. 즉, 파는 것보다 생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1961년을 기점으로 식량부족 상황에서 정책상 필요한 농산물 중심의 수매를 추진하면서 농협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에 따라 협동조합 방식의 사업체계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영농기술 보급, 저렴한 비료·농약 공급 등 농산물 증산에 집중하게 된다.

1970년대에는 같은 종류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들의 단체인 작목반을 조직해 생산기술을 공유하고 공동출하 체계를 구축했다. 또 장호원농협 연쇄점(하나로마트)을 시작으로 생활물자사업을 개시해 회원조합의 자립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농업인의 소비생활 편의를 증대하고 농촌의 물가안정에도 기여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지역농협과 중앙회로 이원화된 현재 구조로 개편하고, 1989년부터는 금융점포에 쌀과 지역특산물을 판매하는 신토불이창구를 개설하는 등 소비지 판매확대에 주력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해 RPC(미곡종합처리장), APC(산지유통센터) 및 종합유통센터 등을 개설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힘쓰는 한편 농산물 수급과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1995년부터 정부와 함께 농산물수급안정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0년 축협, 인삼협을 통합해 현재의 농협중앙회가 발족함에 따라 농협은 산지를 조직화·규모화해 시장교섭력을 제고하는 한편 소비지 및 도매사업 강화를 통해 농업인 조합원과 회원농협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 농협은 국민과 농업인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정부의 농정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온 것이다.

#농산물 시장 환경의 변화

국내 농림업 총 생산액은 42조 9951억원이고, 부류별 생산액은 채소류가 7조 5541억원, 과실류가 3조 5106억원 규모로서 주된 유통경로는 ‘생산농가→산지조직→도매조직→소매조직→소비자’이고 약 71.4%가 도매시장을 경유하고 있다.

도매시장 경유 시 상장수수료(7% 이내)와 중도매인 이윤 등의 유통비용이 발생돼 최종 소비자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데 2009년도의 경우 농산물 유통비용이 44.1%나 차지하고 있다.

원물 농산물의 구매비율은 1985년 27.9%에서 2008년 10%로 감소하는 한편 외식비용은 1985년 2.8%에서 2008년 11.9%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핵가족화와 간편식 선호 등으로 인해 농산물 소비트랜드는 소포장, 신선편이 농산물, HMR(가정편의식)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으며, 공영도매시장의 농산물 취급물량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고, 거래도 가락시장 등 수도권 일부 시장에 집중돼 물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종합농협체제의 한계를 극복해 경제사업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다. 기존 중앙회는 사업성격과 경영관리 방식이 상이한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겸영체제로 신용 의존적인 사업구조로 인해 경제사업에 대한 독자적이고 효율적인 사업체계 구축이 미진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사업구조개편을 통한 경제지주회사가 설립됐다. 농가구조와 농산물유통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농협의 사업구조도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편된 것이다.

특히 한·EU,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추진에 따라 농축산물 시장개방과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농협의 시장 견제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농협은 이에 따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축산과 원예부문은 각각 전국단위의 축종별 ‘협동조합형 대형팩커’와 ‘산지 및 도매사업’의 육성으로 FTA의 파고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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