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연동제 시행으로 원유값이 오르면서 촉발된 우유값 인상논란이 서울우유의 인상안 확정발표로 일단락됐다.

서울우유가 지난달 30일부터 ℓ당 220원을 인상키로 하면서 대형마트 기준으로 1ℓ 우유값이 2300원에서 2520원으로 올라간 것이다. 이제 ‘도미노인상’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고 우유값 인상에 따른 소비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유값 인상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다른 논란이 본격화 될 시점인 것이다.

# 소비자 반발 최고조

업계의 관행상 1위 기업인 서울우유가 우유값 인상을 단행하면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의 메이저 유업체가 비슷한 시기, 비슷한 가격으로 우유값을 올린다. 보통 메이저 유업체가 우유값을 인상하고 나면 10일에서 보름 후 군소 업체들이 우유값을 올린다. 결과적으로 추석을 전후해 전체 우유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도미노 현상이 치즈, 빵, 요구르트 등 유제품류의 가격상승도 불가피하게 만든다는데 있다. 식품가격 전반의 가격인상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우유값과 관련해 계속적인 회의를 진행하며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서울우유의 담합을 의심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해 둔 상태다. 오른 우유값의 유통마진 부분을 두고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담합을 했다는 것이다. 진실여부와 관계없이 우유값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소비부진, 업계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유값이 오르기 이전인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우유는 소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축산관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구당 4주 평균 우유 구매량은 5.61kg으로 전년보다 2.4% 감소한 상황이다. 구입금액도 1만3748원으로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번의 우유값 인상은 우유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매번 우유값 인상이 있을 때마다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까지 우유소비율이 감소한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우유값 인상은 전체적인 소비부진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이전에는 원유값 인상을 위해 몇 달간 농가들의 집회와 농성이 이어지며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우유값 인상을 위한 어느 정도의 여론조성이 돼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과정들이 생략돼 있고 단순히 연동제 시행에 따른 원유값 인상이 우유값 인상을 촉발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소비 부진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낙농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유값 인상은 연동제 시행에 따른 필연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우유값 인상 이후에 있다”며 “소비부진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과 함께 소비자에게 우유값 인상에 대한 합리적인 논리를 제시해야 하며 유통개선 등의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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