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첨가·저도수 ''건강'' 이미지 적극 활용
- 홍삼·유자 막걸리 등 젊은층 ''인기''

탁주 시장의 전성기는 막을 내린 것일까.

한류문화의 확산과 함께 일본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탁주의 수출이 내리막을 타고 있다. 최근 식어버린 한류, 냉랭한 한·일관계가 이어지면서 일본 내 탁주의 인기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탁주의 수출 실적은 2008년 442만2000달러에서 2011년 5273만5000달러로 12배가량 뛰었다. 불과 3년 만에 폭발적인 상승세를 탄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정점을 찍고서는 꾸준히 줄어 지난해는 1868만2000달러에 불과했다. 일본 내 탁주의 인기 하락으로 수출량이 급감한 것이다.

위기를 맞은 업계에서는 탁주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과일이나 홍삼을 넣어 만든 막걸리가 출시되고 고급 유리병에 담긴 탁주가 등장, 탁주 시장의 제 2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 국내 탁주업계, 위기를 기회로

업계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성기를 맞았던 2010년을 전후로 다져진 시장 기반을 딛고 일본의 탁주 수요 감소의 영향을 국내 시장 확대로 상쇄코자 한 것이다.

식품정보고도화사업 연구단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탁주 시장은 일본 시장 의존성이 74%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탁주 수출 실적 하락 폭에 비해 탁주의 출고량은 2010년 이후 큰 감소폭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탁주 수요 감소로 인해 2012년 수출실적은 정점을 찍었던 전년에 비해 1584만 2000달러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탁주의 출고량은 2011년 45만8198㎘에서 단 1만152㎘빠진 44만8046㎘로 나타났다. 수출실적 감소에 비해 시장으로 나간 탁주의 출고량의 감소는 크지 않은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일본발 탁주의 인기가 다양한 제품 개발, 소비층 확대 등 국내 탁주 시장 발전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시장을 잃었지만 국내 시장의 ‘지지’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 탁주의 ‘변신’

이를 기반으로 국내 탁주 생산업체들은 무첨가, 저도수 등 전통주가 지닌 ‘건강’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술은 탄산 막걸리, 3도 막걸리 등을 출시, 청량하고 낮은 도수의 술을 찾는 여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me3 그린 막걸리’는 국내산 쌀과 유자 과즙을 넣은 저알콜 막걸리로 가볍게 즐길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탁주가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며 젊은 층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수출용 상품은 고급 유리병에 담아 한국 전통주의 고급화를 꾀했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와인처럼 탁주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유리나 사기용기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서울탁주는 엄선된 백미와 6년근 홍삼으로 만든 ‘홍삼막걸리’를 출시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친근한 술에서 고급화 전략을 통해 탁주 이미지 재정립에 나섰다. 탁주가 제 2의 도약을 위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박성기 막걸리협회장은 “탁주시장은 일본의 수출 의존성이 커 일본 내 트렌드 변화와 엔저 장기화에 따른 업계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복분자, 유자 등을 넣은 다양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탁주의 고급화 등을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