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수입된 돼지고기는 총 12만3888톤. 1분기가 지난 상황에서 벌써 지난해 전체 수입물량의 절반 가까이 수입됐다.
사실 올해 돼지고기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일찍부터 제기돼 왔다. 각국과의 FTA로 관세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수입국은 많아졌고 수입 부위도 삼겹살과 앞다리살 이외에 등심, 목심, 뒷다리, 갈비 등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EU의 러시안 돈육 수출 금지조치로 인해 유럽산 돼지고기의 국내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도 주요 요인이 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산 돼지 출하는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 등으로 6만마리 초반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에 육가공업계 관계자들은 식당, 외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국내산 돼지고기가 수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돼지고기 수입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면서 심각하다는데 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축산관측 자료에 따르면 이달 돼지고기 수입량은 수입 돼지고기의 재고 누적으로 전년보다 6.9% 감소한 2만7000톤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달들어 상순까지 수입된 물량만도 1만5000여톤에 달하고 있다. 비록 농경연이 5~9월에는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와 수입육 재고 부담으로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11.5%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지만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고돈가 상황을 틈타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 돼지고기를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사전에 강구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닥칠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시급하다.
소비심리 위축과 AI(조류인플루엔자) 대체효과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육마릿수는 5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가격 하락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경연도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해 다음달에는 지육 kg당 4700~4900원, 7~8월은 4400~4600원, 9월에는 410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돼지고기 수입 증가와 함께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의 증가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 초래될 것임이 기정 사실이라면 미리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한번 수입으로 돌아선 수요처를 다시 국내산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고 설사 되돌리더라도 몇배의 노력이 요구됨은 모두가 알고 있다. 지금은 수입 돼지고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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