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과 진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10년간의 계약재배를 통해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최근 국내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계약재배를 통해 윈윈하는 식품업체와 쌀 농가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계약재배란 식품업체가 농가의 생산물을 일정한 조건으로 인수하겠다는 계약 하에 진행하는 농산물 재배로, 농가에는 안정적인 고정 판매처를 보장하면서 식품업체에게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인 물량으로 공급할 수 있어 식품업체와 농가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


  특히 쌀 재배농가의 경우 최근 ‘밥 위주의 식단’이 사라짐에 따라 식품업체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쌀 소비가 필요로 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쌀은 글루텐프리 등 몸에 좋은 식재료로 인식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밥 위주의 식단 섭취는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쌀 농가가 수확물량을 완판하기 위해서는 쌀 가공식품업체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판로 구축이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몇몇 식품업체와 농가는 업무협약(MOU)을 통해 계약재배를 도입하고 있으나 양 측의 계약 불이행으로 인해 계약재배를 통한 상생에 좌초를 겪고 있다. 계약재배에 대해 난항을 겪고 있는 쌀 재배농가들과 식품업체에게 지침서가 되어줄 쌀 계약재배 우수사례를 기획연재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 CJ제일제당·진천군쌀공동사업법인조합
<下> 라팡 & 김문해 농가

 

  즉석밥의 고유명사로 자리잡은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 진천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진천군농협법인)은 쌀 전체 취급 물량 중 약 30%내외를 햇반의 원료로 납품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진천군농협법인은 2006년부터 올해로 10년째 햇반을 함께 만들어오고 있는 사업파트너다. CJ제일제당은 매년 진천군농협법인과 협의를 통해 쌀 계약재배 물량과 가격을 선정한다. 이에 진천군농협법인은 CJ제일제당이 요구한 고품질의 쌀을 지역농가에서 수집해 납품하고 있다.

  ‘좋은 품질의 쌀을 계약내용과 동일하게 집행하는 것’은 CJ제일제당과 진천농협법인이 10년간의 신뢰를 구축해온 계약재배의 원리원칙이다.

  원리원칙을 기반으로 구축해온 양 측의 파트너십은 최근 CJ제일제당의 신메뉴 출시에도 큰 도움이 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쌀눈의 기능성을 강조한 ‘햇반 큰눈영양쌀밥’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미에 비해 쌀눈이 큰 ‘서농17호’ 품종을 사용한 즉석밥으로, 소비자들이 즉석식품에서도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추세에 따라 마련된 제품이다.

  그러나 특수미인 ‘서농17호’는 서울대 고희종 교수팀이 육종한 신품종으로 시중에 재배하는 농가가 없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기존에 돈독한 파트너십을 다지고 있던 진천군농협법인에 도움을 요청했다.

  정준기 CJ제일제당 전략구매팀 대리는 “몸에 좋은 즉석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아 햇반 큰눈영양쌀밥의 출시가 필요로 했으나 지역재배특성을 감안한 자료가 부족해 선뜻 재배를 해줄 농가를 구하기 어려웠다”며 “이때 기존 파트너십이 좋은 진천군농협법인이 서농17호 재배에 나서 신제품 출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기세 진천군농협법인 상무는 “진천군 쌀 농가들은 서농17호가 재배특수성 등이 확인되지 않은 신품종임에도 불구하고, CJ제일제당이 농업인의 손해를 최소화 시켜줄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서농 17호 재배를 흔쾌히 승낙했다”고 전했다.

  계약재배가 돈독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매개체가 돼, 식품업체에게는 ‘새로운 가공식품’의 출시를 돕고 농업인들에게 신품종 재배를 통해 새로운 소비판로를 열어주는데 큰 역할을 해낸 것이다.

  

# <인터뷰> 정용해 농업인

  “농지에서 재배되는 쌀 100%를 CJ제일제당과 계약재배를 하고 있어요. 판로가 안정되니 마음 놓고 좋은 쌀을 재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용해 씨는 진천군쌀공동법인조합의 조합원으로써 그는 5년 전부터 자신의 논에서 재배되는 쌀 물량 100%를 CJ제일제당에 납품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CJ제일제당이 선보인 햇반 큰눈영양쌀밥의 원재료인 서농17호를 재배했다. CJ제일제당의 성공적인 신제품 출시를 위해 수량성 및 재배특수성 시험재배부터 참여해 온것 이다.

  서농17호는 큰 쌀눈을 가진 특수미로, 특수한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에 반해 다른 품종에 비해 다소 수량성이 떨어지고 재배방법이 까다로운 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씨는 이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씨는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는 데 수량성 등에 대한 가격손실을 걱정하는데, CJ제일제당과 진천군쌀공동법인 측에서 협의 하에 적정가격을 제시해 전혀 부담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천군 내 쌀 농가들은 우스갯소리로 CJ제일제당과 계약재배를 한 이후 수확한 쌀을 한톨도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한다”며 “CJ제일제당이 계약재배를 통해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한 톨도 안남기고 전량을 다 팔아주니 판로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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