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농과 계약 재배…건강빵 모토 운영

계약재배는 농가에 고정 판매처를 보장하고 식품업체에게는 안정적인 고품질의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많은 식품업체와 쌀 농가들은 계약재배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상생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쌀 계약재배는 농가와 식품기업은 각각 많은 물량을 판매, 확보할 수 있어야 해 대규모의 농가와 대기업 간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몇몇의 중소식품기업이 농가와의 계약 내용을 불이행 하는 등 계약을 파기를 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농가들은 중소식품기업 과의 계약재배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식품기업은 자금 회전률이 대기업에 비해 비교적 낮아 예상치 못한 판매물량 감소 등의 수익에 대한 변수가 발생하면 계약금 지불이 어려운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소농 역시 대기업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키 어려워 계약재배를 하고 싶어도 MOU를 체결키 어려운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 라팡과 계약재배를 하고 있는 김문해 농가. 사진은 김문해 농가의 2세 농업인 김광재 씨, 최병희 라팡 대표와 계약재배에 대해 문의하러 온 경산지역의 한 쌀 소농 농업인(왼쪽부터)

이에 베이커리 중소기업인 라팡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소농과의 계약재배를 성사시켜 ‘소농과 중소식품기업의 계약재배 상생방안’의 모델이 되고 있다. 라팡과 김문해 농가를 찾았다.

라팡은 경상도 내 단 8개의 점포를 보유한 베이커리 중소 프랜차이즈로 건강하고 맛있는 글루텐프리 현미빵을 출시하며 전국의 ‘현미빵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맛있는 라팡의 현미 빵은 양조용 기능성 쌀 품종인 ‘설갱’을 이용해 만들고 있다. 설갱은 발효가 잘되는 효소를 함유한 만큼 양조 뿐 아니라 제빵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최병희 라팡 대표는 “9년째 현미빵을 만들어오며 라팡의 생지(빵 반죽)공장이 위치한 경북 경산시에 설갱 계약재배를 할 것을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라팡 브랜드가 건강한 빵을 모토로 운영되는 만큼 생지 공장 가까이에서 재배해 신선함을 극대화 시키고, 저농약의 재배를 실현해야 한다는게 최 대표의 지론이다.

그러나 그는 “농가들이 대부분 중소식품기업은 약한 자금력 때문에 계약파기가 빈번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중소식품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계약재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라팡은 경산지역 쌀 소농인 김문해 농가를 찾아가 계약재배 체결 시 3분의 1의 선계약금을 먼저 농가에게 지급함으로써 계약파기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켰다. 또 먼저 수량성과 재배 특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의 면적으로 설갱을 재배키로 협의하고 이후 점차 설갱의 재배면적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새로운 벼 품종 재배에 따른 농업인의 우려사항을 적극 이해하고 배려한 것이다. 이에 라팡은 기존 중소식품기업과의 계약재배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소농과 중소식품기업 간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문해 농가의 2세 농업인인 김광재 씨는 “농지 전체에 일반 밥쌀용 쌀을 재배를 하면 꼭 판매물량이 남아 고민이 컸다”며 “설갱을 재배함으로써 밥쌀용 쌀의 물량도 알맞게 조절했을 뿐 아니라 가공용 쌀에 대한 새로운 판로도 얻어서 기쁘다”고 전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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