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 세번 눈을 맞추면 가축이 잘못될래야 잘못될 수가 없습니다.”
경북 경산시 남산면 우검리에 위치한 봉이농장의 서후열씨는 90% 이상의 1등급 출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인 웃돈을 주면서까지 서씨의 한우를 구입하려는 것은 고품질육 생산에 대한 그의 노력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밥 줄 때만이라도 주인이 소와 눈을 맞추면 소가 어디가 아픈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서씨는 “가축을 그저 상품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생명체로 여기고 보살피면 1등급 출현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서후열씨가 품질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가격이 싼 사료를 구입하는 농가들에게 농협사료를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씨는 “중소가축사료와는 달리 소사료의 품질은 6개월이 지나야 그 효력이 나타나기 때문에 저질사료를 쓰게 되면 6개월동안 점점 소가 망가지는 것을 주인은 잘 알 수 없다”며 소사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1989년 농협 울산사료공장 개장이후 12년동안 줄곧 농협사료를 전이용하고 있는 서후열씨는 한우고급육 생산을 위한 프로그램에 의해 만들어진 한우사료를 급여하므로써 출하하는 소마다 보통 농가의 1.5~2배가량의 가격을 받는다. 농협사료 `한우명품''은 소들이 너무 잘먹어 오히려 사료급이량을 줄이고 있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그러나 서후열씨가 농협 울산사료공장으로부터 모범농장 제1호에 선정된 것은 이 때문만은 아니다. 30여년을 축산업에 종사하면서 사양성적, 농장관리 등 모든 자료를 매일매일 기록하는 것은 물론 전두수 거세에 의한 장기비육과 고급육 생산프로그램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년전 현재의 두검리에 축사를 지을 때 그토록 반대했던 인근 농가들에게, 자신의 사양방법을 모두 공개하고 자신의 농장에서 실행하고 있는 거세와 DNA 검사까지 지원해 주고 있는 서씨는, 이제 중요한 인물로 자리잡았다. 소가 아플 때 수의사를 부르기 보다 서후열씨에게 먼저 달려오는 것은 서씨의 공동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움이 되는 교육이라면 거리에 상관없이 달려가 선진지식을 배우고, 5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정보를 습득하여 전파하는 서후열씨는 경산지역에서 정보의 전달자로도 통한다. 전국한우협회 경산시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정부의 정책을 먼저 실행해 보고 실효성이 있는지 판단한 후 주변에 권유하는 실천가로 인정받고 있다.
98두규모로 번식과 비육의 일관사육체계를 줄곧 고수해 오고 있는 그에게 암소비육은 단기간 이익을 위해 자신의 농가를 망치고 나아가서는 한우산업을 붕괴시키는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서후열씨는 “선진축산국들도 우리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3D현상으로 일손이 부족하고, 축산업을 포기하는 탈농현상을 겪고 있다”며 “아직도 한우산업은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정책도 정책이지만 농가 스스로가 자신의 일에 대한 철저성이 중요하다”며 “값싼 사료를 추구하면서 가축을 망치고 나아가서는 농장을 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품질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