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물류시스템의 기반이 되고 있는 포장분야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는 (사)농식품신유통연구회 주체로 `농축수산물 상품성 제고를 위한 포장혁신 및 표준화 전략''이란 주제로 2001 신유통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에 본지는 이날 발표된 내용을 중심으로 농산물 포장의 필요성과 농산물 포장화 현황 및 문제점,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농산물 포장의 필요성
농산물은 유통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유통비용중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공산품보다 높다.

공산품에 비해 부패성이 크고 부피에 비해 가격이 낮으며, 물동량의 계절 변동이 심하고 상품의 형태가 다양해 표준화·기계화·자동화가 어려우며, 소량 출하 경우가 많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1999년 현재 농산물 물류비는 6조5507억원으로 농산물 생산액의 20.7%를 차지하고 있으며, GDP와 비교한 국가 전체 물류비중(16.7%)보다 4%P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상품성 유지와 물류비의 절감을 위해서라도 포장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포장 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양부 농식품신유통연구회장은 “농산물은 수확후 생리작용으로 인해 공산품과는 다른 포장방식이 필요하다”며 “포장자재와 농산물간의 안전성, 물류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학적인 설계, 환경과 마케팅 측면을 고려한 포장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영선 대구대 교수도 “2004년에는 12조원에 달하는 포장비를 농가가 지불해야 할 것 전망되고 있다”며 “포장분야는 정부의 정책 개발이나 개선을 통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물류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고 수송, 보관, 정보, 하역 등 관련분야에 대한 파급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농산물 포장 현황과 문제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대도시 5개지역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농산물 포장화율을 조사한 결과 1998년 75.1%, 1999년 79.3%, 2000년 88%로 증가했으며, 특히 임산물과 화훼류, 과일류, 서류 등은 거의 100% 포장돼 시장에 출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26.9%이던 표준규격출하율도 지난해는 39.8%를 차지했다.
포장방식도 소포장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쌀의 경우 산지미곡종합처리장의 등장으로 80kg 가마가 사라지고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20kg, 10kg, 5kg 등 소량의 종이·플라스틱 봉지 포장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수박도 대·중·소 크기 중심의 출하에서 kg단위의 중량 중심의 골판지 포장이나 팔레트로 출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통관계자들은 농가나 산지유통센터가 대형유통업체와 직거래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농산물의 소포장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농가와 유통업체들이 주먹구구식 포장방법으로 출하함으로써 상품의 부가가치 향상은 커녕 오히려 물류비의 증가와 상품성의 저하 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관계자들은 우리나라 농산물 포장의 문제점으로 크게 포장규격, 포장설계, 포장강도, 유통관리측면을 들고 있다.

포장규격면에서는 예냉과 콜드체인시스템을 고려치 않은 표준규격출하와 표준포장치수의 규격이 복잡·다양하고 소비자 포장규격과 운반포장규격의 구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포장설계 및 강도면에서는 신선도를 유지시켜주는 통기공의 설계 개념이 미흡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는 소포장상자가 없으며, 예냉형태별로 포장강도의 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아 농가나 유통업체가 최대한 많이 적재하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있다.

유통관리도 환경친화성, 재활용 인식이 미흡해 쓰레기 발생의 증가와 환경오염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으며, 포장재의 검수와 품질관리가 재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향후 개선 방향
유통관계자들은 각 품목별 농산물과 수출용 농산물 포장상자에 대한 별도의 포장기준이 정립되야 하며, 저온유통시스템에 대비한 농산물의 포장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농산물 표준규격인 T11형(1100×1100mm)이 표준팔레트 규격에는 맞는 규격이지만 예냉과 저온유통시 돌려쌓기 형태로 적재할 경우 적합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하영선 대구대 교수는 “각 품목별 농산물 포장용 골판지상자의 재질 및 강도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못해 많은 농가와 유통업체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특히 저온유통체계 및 디지털 유통에 적합한 포장설계에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구매성향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소포장 규격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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