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만 맺힌 구석이 풀어지고···
『어딜. 어딜 용을 써. 이래봬도 포항 중앙시장, 인천 노란집, 대구 자갈마당, 전장터마다 전사하지 않은 역전의 용사야.』
점자는 이렇게 한소리 하고 혼자 같잖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었다. 팔도 딴에는 어금니를 옹스려 물고 기백도 용감하게 돌진했으나 그것은 점자의 째비가 아니었다.
점자는 어금니 한번 힘주어 깨문후에 흐응 한소리 신음 소리를 앞세우고 허리를 넛짓 들어 맷돌치기를 하였다. 팔도는 그래도 역전 시키 중간 오야붕의 곤조를 과시한다고 그럴때 스스로 흥분하여 수에 말리지 않겠다고 역전에서 상주애들과 다구리 붙었을 때를 떠 올리려 노력 하였다. 그때 그는 꼬리뼈에 힘을 집중 시켜 참기름병 주둥이라는 질나이 점자년 뽁을 이기려고 이를 악물었지만 그 노력도 헛되이 그만 꼬리뼈 힘을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힘은 묘한 것이었다. 다리에서 뭉친 힘을 꼬깃 꼬깃 접어서 꼬리뼈에 갈무리를 하였는데 무섭기도 해라. 점자가 이리 뱅뱅, 저리 뱅뱅 소꼬리 파리 쫓듯 맷돌치기를 하는 속에 그만 @힌 구석이 풀어지고 스르르 힘을 놓던 것이다.
『어디. 어디 그런 시로도 기술 가지고 나한테 기술을 걸어.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점자는 천정을 보고 허벌죽 웃으며 휴지를 말아 쥐었다.
『이렇게 서문없이 당하다니. 두고 보자. 내 기술 배워 죽겠다는 소리로 입이 딱 딱 벌어질 때까지 허리가 작신 뿌러지도록 질나이 솜씨 발휘할 테니까.』
팔도는 하도 허망하여 이를 갈았다.
『말대가리 뿔 날때까지 기다려. 그때면 그리 될 것이야.』
점자는 천정을 보면서 시쭉 웃고 오불 관언이었다.
『빨리 다음 선수 입장시켜. 나 시간없단 말이야. 곧 군급 올 시?缺附?』
점자의 채근이 빗발 같았다. 팔도는 하릴없이 방을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방문을 열자 명식이도 그래도 남자라고 진력난 얼굴을 하고 방문 앞에 붙어 서 있었다.
『너 이자식, 다 들었지.』
『뭐를.』
『임마 체면이 있어라. 남 빠구리 하는데 뭐 듣겠다고 귀를 나발 통을 해 가지고 난리야.』
『좋아. 너 임마 잘들어. 점자 저 가시나는 메구다. 저 뱃대지 위로 일개 사단이 지나갔다고 자랑이더라. 너는 올라갔다고 하면 싸고 말것이니까 어쨌든 싸려는 것을 참아. 절대 눈을 마주치지 말아. 그순간 너는 혼을 빼앗기고 잡아 먹힐 테니까.』
『야.』
『알았어?』
팔도가 어금니를 악물고 말에 힘을 주었다.
『알았어요. 그러니까 눈을 마주치지 말고 가능하면 기분 나쁜 일만 생각하고 꼬리뼈에 힘을 모으라고 했어요.』
『그래 맞아. 내말 명심해. 한번만에 찍했다 하면 곡소리 나는 날이야 알았어? 이말은 큰 형님 지시 사항이야.』
『야. 알았어요.』
큰 형님 지시사항이라는 말을 떡먹이듯 일러도 명식이 얼굴은 천하 태평이었다.
『자, 화이팅 들어가.』
팔도는 전의를 북돋우기 위해 아랫장터 감천 냇가에서 씨름 선수가 하듯 화이팅 까지 외쳤지만 명식이의 얼굴에는 불타는 전의를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는 예의 차린다고 조심스레 노크를 하였다.
『아이구 저 으바리 같은 자식. 예의 말라 죽겠구나.』
팔도는 미리 꼬리를 빼는 명식이를 보고 탄식을 불금 하였다. 군가에도 있듯이 백두산까지 앞으로 앞으로 무찔러 찔러도 전의가 부족한 실정인데 미리 부터 사타구니에 꼬리를 끼고 엉거주춤 물러 설 준비를 한다면 게임은 보나 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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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명 농수축산신문
- 입력 1999.07.17 10:00
- 수정 2015.06.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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