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시장이전 위한 모든 절차 거부…입주 지연시 수협 월 손실액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이 상인들의 반발로 인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이 어려워지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이달 초 공사를 완료한 시장건물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수, 본격적인 부지이전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시장 이전은 추진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장에 종사하는 판매상인들이 새로 지은 시장의 면적이 좁다며 사실상 신축에 가까운 증축을 요구하며 새 시장으로의 입주를 위한 자리추첨 등 모든 절차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 당초 새 시장을 설계할 당시 도매와 소매를 분리한다는 원칙으로 1층은 경매, 2층은 판매를 하는 복층화된 설계를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상인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장인 상인 이승기 씨는 새 시장의 설계도를 만들 당시 판매장이 2층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면적이 좁아지더라도 현재 건립된 시장의 구조로 건립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 수협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현재의 설계도대로 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시장상인들은 새 시장으로 이전할 경우 부지가 좁아진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면적이 좁아지도 않았다.
  현재 시장에서도 시장 고객을 위해 마련된 공간을 상인들이 무단으로 점유해왔고 상인들이 이를 마치 자신들이 임대한 부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실질적인 점포당 면적은 지금 시장과 동일하다.
  상인들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 등을 이유로 변덕을 부리면서 수협의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계획에서는 내년 1월 15일에 새 시장으로의 입주를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으나 시장상인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했던 주장을 뒤집고 새 시장에 입주를 거부해 이전을 한 달 앞둔 지난 15일까지 새 시장의 인테리어 공사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장부지 이전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수협이 입을 손실은 아직 추산조차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개의 시장을 모두 관리하며 발생하는 추가적인 관리비와 개발일정 등의 지연으로 인한 기대수익의 감소, 사고위험 등을 감안하면 월 손실액만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인들의 반발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 지연될 공산이 커지면서 수협 노량진수산(주)에서 공모를 통해 신규로 상인들을 모집, 시장현대화사업이 지나치게 늦춰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일선 수협 조합장은 “노량진수산시장은 어업인들의 자산인데 연매출이 수억원이 넘는 부유한 상인들이 영세한 어업인들에게 손실을 입히려고 해서야 되겠나”라며 “기존 상인들이 새 시장으로 입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새로 상인들을 모집해서 새 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수협 노량진수산(주) 대표이사는 “수협 노량진수산의 기본적인 방향은 기존의 상인들과 함께 새 시장으로 이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상인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실상 신축으로 봐야하는 증축 등은 운영주체인 수협 노량진수산이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소유주인 수협중앙회 역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 이전이 계속 지연될 경우 수협 노량진수산 뿐만 아니라 소유주인 수협중앙회의 부담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신규로 시장상인들을 공모해 입주하는 방안도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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