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의 반발로 노량진수산시장의 이전이 지연되면서 수협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협 노량진수산(주)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40% 가량의 상인들이 새 시장으로 이전한 상황으로 전체적인 이전 작업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상인들은 이미 시장기능이 상실된 기존 시장부지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며 영업을 하겠다고 나선 터라 시장의 이전 지연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이전이 지연되며 가장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수협 노량진수산(주)이다.

  수협 노량진수산(주)은 어획량 감소에 따른 수탁실적 감소 등으로 지난해에도 이미 3억원 가량의 순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15일에 시장 부지를 이전한 후 부터는 기존에 상인들로부터 받던 관리비가 크게 줄게 됐다.

  판매상인 등으로부터 받는 관리비 수익이 수협 노량진수산(주) 수익의 30% 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전이 지연될수록 수익감소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수익이 줄어드는 반면 부담은 커지고 있다.

  수협 노량진수산(주)은 이전한 새 시장과 기존 시장부지를 동시에 관리해야하는 실정이다.

  법인에서는 기존 시장부지에 대한 관리업무를 사실상 종료한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시장부지에서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시장 건물은 노후화로 인해 안전등급 C등급의 건물인데다 현재 기존시장 건물은 철거예정 건물로 소방법 등에 따른 안전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장의 이미지가 악화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새벽에 찾은 시장에서는 가운데에 위치한 배수로가 막혀 오수가 넘쳐흐르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비교적 쌀쌀한 날씨에도 악취가 풍겼다.

  먹거리를 판매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상인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호객행위에 나서는 등 시장이미지를 악화시키고 있다. 

  수협 노량진수산(주)이 입는 피해와 별도로 수협중앙회 경제사업부문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장의 관리와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나 손실은 수협 노량진수산(주)의 책임이지만 현대화사업에서 발생하는 각종 제비용은 수협중앙회가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시장이전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수협이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에 지불해야하는 지연배상금과 기타 손실은 한 달 기준으로 16억 원 가량이다.

  수협중앙회 경제사업부문의 올해 손익목표는 2억 원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전지연이 장기화 될 경우 수협중앙회 경제사업부문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 노량진수산(주)의 피해가 커지는 반면 상인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미미하다.

  시장의 모든 시설이 수협중앙회의 자산 내지 수협 노량진수산(주)의 자산인터라 관리책임 등도 모두 수협에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노량진시장상인들이 ‘영세상인’이라는 데 초점을 두는데 정작 수협중앙회의 주주인 어업인 들은 바라보지 않고 있다”고 토로하며 “수협중앙회의 자산이 어업인 들의 자산인 만큼 상인들로 인해 발생한 피해액은 명도 소송 등을 통해 전액 환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수협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협 노량진수산(주) 관계자도 “시장을 이전하며 관리비용이 증가한 반면 상인들이 입주를 하지 않으면서 관리비 수익 등은 크게 감소해 법인의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 된다”며 “또한 노후화된 시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터라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산식품 위생·안전성 관리에도 심각한 문제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법인이나 시장상인 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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