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유통활성화 조합을 중심으로 상품화를 위한 공동계산·공동선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들 조합들의 경우 농산물 판매 대행으로 받는 출하수수료를 조합에 따라 많게는 5%까지 받고 있어 조합의 판매사업이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유통활성화 조합 161개 조합 중 공동선별과 공동계산을 실시하는 조합은 지난해 56개 조합에서 9월 현재 149개 조합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공동선별단을 운영하는 조합도 지난해 22개에서 올해 91개로 4배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계산과 공동선별은 소비처가 요구하는 일정수준의 품질과 규격을 갖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게 하는 기초 인프라로 이같은 증가 추세는 산지가 스스로 시장대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이 공동규격출하가 대폭 늘어나면서 주 출하처도 예전의 도매시장 위주에서 탈피, 종합유통센터와 할인점 등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농협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종합유통센터를 이용하는 조합은 84개로 전체의 52%, 할인점은 48개로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밖에 백화점 7%, 수출 5% 순으로 조사됐다.

이중 삼성홈플러스로 출하하는 조합은 19개, 이마트가 11개 조합 등으로 대형할인점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다수 조합들이 과거 15kg위주 출하에서 10kg, 5kg, 2.5kg 등으로 출하규격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200g, 300g, 700g, 1kg 등 소포장 출하도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브랜드도 그동안 단순히 지역명이나 품종을 딴 데에서 탈피, 합천율곡의 `첫 눈에 반한 딸기'', 김천남면의 `과수원의 아침'' 등과 같은 이미지형 브랜드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지명을 딴 브랜드는 47개로 59%, 품종을 딴 브랜드는 7개로 9%, 이미지형 브랜드는 32%로 각각 조사됐다.

이같이 산지 조합들이 상품화를 위한 노력과 마케팅 능력 제고로 각 조합의 출하수수료가 지난해 1.1%에서 올해 2.1%로 2배나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상주외서농협 등 유통활성화 조합 중 랭킹 10위권 이내 조합은 상당수 출하수수료를 5%가량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적자사업으로 외면받고 있는 경제사업이 수익사업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오세철 농협중앙회 채소부 유통활성화팀 과장은 “최근 산지여건이 변화하는 것을 체감하는 만큼 조합원들도 직거래와 판매사업,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고 있다.”며 “그만큼 조합에 마케팅 능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곧 각 조합의 경제사업 활성화로 직결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활성화 사업의 사업규모나 파급효과와 달리 이에 대한 전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각 지역본부별로 관할하고 있는 조합수가 많게는 30개에 달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실무담당자는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에는 사업규모가 무려 1조원에 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전담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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