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에도 외식소비 늘어…자국산 신뢰도 낮아 수입식품 선호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계기로 국내산 수산물의 대중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수산물 수출지원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대표처 설립과 대중국 수산물 수출과 수산기자재 등을 수입할 웨이하이 수협국제무역유한공사다.
  이에 지난 20~22일 웨이하이수협과 수협 칭다오무역대표처, 칭다오 내 수산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찾아 중국의 수산물 소비현황과 수출가능성 등을 살펴봤다.

  (上) 커지는 시장
  (下) 대중국 수산물 수출전략은

  # 늘어나는 소비량…외식 소비 중심
  중국 수산물 소비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중국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0년 12.6kg에서 2000년 29.8kg으로 늘어난데 이어 2011년도에는 41.3kg까지 늘었다.
  섭취하는 품목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20~21일 찾은 웨이하이 내 재래시장과 칭다오 수산시장에서는 해수어류뿐만 아니라 붕어 등 민물어류와 꽃게, 골뱅이, 가리비, 개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산물이 거래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산물의 소비량이 늘고 품목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지만 수산물의 가정 내 소비가 미진해, 국내산 수산물의 수출확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외식업체에 납품하는 바이어를 확보하고 간편식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칭다오무역대표처의 설명이다.
  또한 활어회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생선회는 거의 먹지 않으며 조리법 역시 우리나라와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로 손꼽힌다.
  이정도 수협 칭다오무역대표처 수석대표는 “중국의 수산물 소비량이 빠르게 늘고 있긴 하지만 중국인들이 가정에서 조리를 직접 해먹는 일이 드물어 외식업체에 납품하는 바이어를 확보하는 것이 국내 수출업체와 대표처의 주요 과제로 급부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수산물은 ‘고급 식품’
  중국에서 수산물은 식자재중 가격대가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식품으로 농축산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500g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건해삼은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고가 사치품의 상징처럼 된 품목 중 하나이고 건전복 역시 매우 비싼 식자재다.
  건해삼이나 건전복뿐 만 아니라 일반적인 수산물 역시 다른 식재료에 비해 가격이 월등한 수준이며 중국인 역시 수산물은 ‘고가의 식품’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1일 찾은 위해시장과 22일 찾은 칭다오 현지의 까르푸에서도 수산물이 농축산물에 비해 현저히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수산물이 대중적인 식품으로 낮은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수협 칭다오무역대표처에서 근무하는 한 중국인 직원은 “중국에서 수산물은 농축산물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지 않기 때문에 대형마트 등에서는 수산물을 많이 취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자국산 믿지 못하는 중국인
  우리 수산물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은 중국의 부유층이 자국산 식품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데 있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은 크고 작은 식품위생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 중국의 부유층들은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다. 
  또한 지역 이름을 딴 맥주인 칭다오도 공장에서 밝힌 생산량보다 실제로 판매되는 양이 더 많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모조품도 많아 자국산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분유 등이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대도시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 3일간의 일정을 함께한 중국인 가이드의 설명이다.
  이 가이드는 “중국에서는 ‘짝퉁’상품이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중국으로 판매하기 위해 생산한 제품들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그대로 구매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반면 중국 농어업인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것과 동일한 품목을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에 큰 반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하이얼이나 샤오미같은 중국전자제품 브랜드들이 가격으로 승부하던 것을 넘어 이제 AS나 품질 제고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봐서는 식품회사들도 품질을 높여나가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10년 후에 중국사람들이 자국산 제품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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