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사료용으로 공급키로 하면서 정부와 업계는 가격과 공급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옥수수 대비 영양가치에 대한 고려와 함께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쌀에 대한 국민적 정서에 반하지 않도록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규정도 있었다.
  이제 사료용 쌀이 공급된지 6개월이 넘었다. 사료용 쌀이 공급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향후 공급이 이어질 것인가’가 핵심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료용 쌀, 관리와 미래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上) 사료용 쌀, 인기 치솟아
  (下) 사료용 쌀 공급사업, 앞으로가 더 중요해

  # 사후 관리 철저해야
  사료용 쌀 공급은 사료관리법상 제조업 등록을 한 사료제조업체가 제조공장 소재지의 지자체에 월별 사용량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때 지역별 배정량이 존재하므로 사료용 쌀 사용업체는 사전에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
  판매 방법은 현미 상태로 사용업체에 판매되는데 문전상차도가 조건이다. 즉 물건을 보관창고에서 구매자의 차에 싣는 것 까지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쉽게 말해 운송비 구매자 부담이 원칙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료용으로 공급되는 쌀이 용도 외로 사용되지 않도록 사후관리가 철저해야 한다는데 있다. 사료용 쌀 부정유출 발생 시 사회적 파장이 크고 ‘쌀’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과 정서를 고려할 때 작은 실수와 누수가 구곡쌀 처리 사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후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사료용 쌀 사후관리 기준을 따로 설정하고 농관원과 지자체를 비롯해 사료협회 단미사료협회, 농협 등 사료관련 단체가 사료용 쌀 사용업체에 대해 주기적 점검을 실시토록 했다.
  또한 사료업체 소재 농관원 31개 사무소를 대상으로 점검요령 순회교육을 실시하고 현미 전량 파쇄 이전인 지난 4월 11일부터 5월말까지 현미 출고 인수도 단계 실시간 체크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시 불시점검을 중점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현장에서는 일부 사료업체의 경우 쌀의 사일로 보관으로 재고량 파악점검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사료업체에서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제조·관리되는 만큼 유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료용 쌀에 대한 사후 점검 과정에서 점검자와 사료업체 관계자의 갈등이 상존할 정도로 철저한 사후 점검이 이뤄졌다”며 “사업 초기 부정유통업체를 적발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민감한 사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사료업체와 지자체 모두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료용 쌀, 수급이 핵심
  올해 공급되기로 한 2012년산 구곡 9만9000톤에 대한 배정은 사실상 완료됐다.
  업체들은 배정받은 대로 사료용 쌀을 공급받아 사용하는 일만 남았다. 사료업체들 입장에서는 국내산 쌀을 싸게 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시스템이나 장기 수급을 위한 계획 부재 등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료용 쌀은 정부 사업으로 우선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자체별 파쇄과정에서 도정공장의 계획과 배송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는 부침이 있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정공장에서도 수급계획을 짤 때 사료용 쌀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료용쌀만 우선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료업체들은 원료를 공급하고 사료로 생산하는 과정이 오차 없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사료용 쌀이 약속한 기간에 정확하게 도착하지 않으면 누수가 상당해 이미 시스템화 돼 있는 옥수수 공급보다는 사료용 쌀 공급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향후 장기적인 공급 계획 부재도 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료 포뮬러나 공정을 사료용 쌀을 포함해 변경한 업체들 입장에서는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사료용 쌀 사업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료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료용 쌀 공급사업은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지만 향후 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사료업체들에게는 당장은 좋지만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일본에서도 사료용 쌀 재배를 늘리는 등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쌀 공급과잉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선행되고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해 장기적인 수급 계획 등을 마련해 준다면 사료업체들은 이를 고려한 장기플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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