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수요자 잇는 비즈니스·교류 활발

브뤼셀, 보스턴 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수산박람회로 손꼽히는 칭다오 국제어업박람회.

지난 2~4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박람회는 칭다오 시내에서도 1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칭다오 국제박람회장에서 개최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장시간에 가까워지자 밀려드는 바이어와 참관객으로 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수산물시장을 공략하려는 각국 업체들과 최적의 수산물을 찾는 바이어들로 가득 찬 박람회장에서는 B2B(기업간의 거래) 영업과 동시에 상품에 대한 홍보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전세계에서 생산·유통되는 수산물 소비트렌드까지 엿볼 수 있었다. 중국 국제어업박람회 그 현장을 찾아갔다.

上> 중국 국제어업박람회 이모저모
下> 눈에 띠는 업체는

  # 수산물에서 기자재까지, 한눈에

▲ 러시아 국가관에서 중국인 요리사가 러시아 수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킹크랩 등 고급수산물을 선보였다.

올해 열린 중국 국제어업박람회는 칭다오 국제박람회장의 10개 전시관 중 8개 전시관에서 마련됐다.

동측의 E1관에서 3관까지는 국제관으로 운영됐고, 남측의 4개관과 서측의 1개관은 중국 국내관과 기자재관으로 마련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서는 총 44개국의 1550개 업체가 3750부스를 꾸려 참가했으며 기업방문객은 102개국 총 2만7500여명의 바이어가 참관, 비즈니스를 위한 장으로 마련됐다.

단순히 교역 뿐만 아니라 수출업체나 바이어 간의 정보교류를 나누는 교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윤아 마린씨드 대표는 “칭다오 박람회는 세계 3대 수산관련 박람회로 손꼽히는 만큼 수출을 희망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교역을 희망하는 해외의 바이어들도 많이 참여한다”며 “공급자와 수요자를 잇는 비즈니스의 장인 동시에 수산물 교역 트렌드나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 편리성은 ‘기본’, 차별화가 ‘관건’

중국 국제어업박람회장에 전시된 수산식품은 대부분 유통과정이나 조리과정의 편리성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중국 국내관에서는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반영된 오징어나 생선요리 등을 주로 선보인 반면 국제관에서는 바닷가재, 킹크랩, 건해삼 등 고급수산물과 생선 필렛이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 일본 기업이 마련한 참치 해체쇼는 각 부위별 특징까지 설명,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중국 역시 핵가족화가 진행된 상황인 만큼 어류의 경우 3인 가구가 섭취하기 적당한 크기의 필렛이 비교적 많았고 홍합(진주담치)을 비롯한 패류는 중국인 쉐프에 의한 조리시연이 이뤄지는 것이 많았다.

또한 고급수산물에 해당되는 바닷가재나 킹크랩 등은 활어상태로 수조에 보관, 평균적인 크기나 품질 등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핵심적인 요소는 차별화였다.
캐나다는 국제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로 참가, ‘청정’ 이미지를 바탕으로 로브스터, 게 등 고급 갑각류와 캐나다산 어류를 선보여 중국인 바이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일본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발전된 소포장 기술을 강점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러시아는 다양한 고급어종이 어획된다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대량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세계 굴지의 수산기업인 노르웨이의 마린하베스트는 압도적인 생산량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 연어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국가나 브랜드별로 자신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들을 선보이는 데 주력했다.
 
  # 한류는 ‘글쎄’

▲ 국내 업체가 선보인 굴튀김. 굴을 섭취하기 쉬운 스낵형태로 만들어 박람회 참관객들로부터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한국식품의 강점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선호도를 꼽지만 정작 박람회에서는 한류의 인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지난 2~4일 박람회에서 한국관을 방문한 중국인들도 한국식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심을 보였으나 다른 국가의 전시관에 비해 크게 높은 선호도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중국 국내관에서 중국기업이 한국어로 표기된 한국식품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이는 극히 일부일 뿐 중국의 기업이 생산한 수산물 가공품에 비해 인기가 많지 않았다. 즉 수산식품에 있어서 만큼은 한류의 효과가 극히 제한적이었으며, 김을 제외하고선 알려진 한국식품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람회에 참가한 한 업체의 대표는 “한류에 관심이 많은 세대는 10~30대인 반면 거래를 주도하는 세대는 40대 이상인데다 한국상품은 유사한 중국상품에 비해 가격이 월등히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연예인이나 드라마 등에 국한돼 있을 뿐 ‘수산물 교역’이라는 비즈니스에서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광천김 관계자도 “최근 TV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기를 끌었던 배우 송혜교 씨나 송중기 씨 같은 사람들을 모델로 할 수 있다면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수산기업에서 이들을 모델로 기용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단순히 중국에서 한국문화가 인기가 많다는 것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 흩어진 한국관 ‘아쉽다’

중국 국제어업박람회에서 한국관은 모두 분산돼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주지 못해 아쉬웠다.

한국관은 박람회장의 동측편인 E2에 위치해 있었으나 한국관과 경북도, 통영시 등 지자체관, 일선수협의 전시관 등이 산재해 있었다. 이는 캐나다 등 주요 참가국들이 자국에서 참가하는 기업이나 지자체를 한데 묶어 대형관을 구성한 것과도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한국관의 경우 참가업체의 요구에 따라 한국관을 작은 개별부스로 나눠서 이용하다 보니 좁지 않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통합된 브랜드의 느낌을 주지 못했다.

더불어 김 가공업체의 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관내에서도 떨어져 위치해 있어 일관된 느낌도 받기 어려웠다.

지자체관은 한국관의 디자인과 판이하게 다른 형태로 지자체마다 디자인을 달리해서 나오고 있는데다 지자체의 상징을 이용하려다 보니 더 큰 차이를 보였고 수협중앙회의 계통조직인 일선 수협조차 한국관에서 동떨어진 별도의 전시장소에 있었다.

한국관에 참여한 한 업체는 “바이어들에게 첫 이미지를 주려면 탁 트인 공간에서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전시가 이뤄져야 하는데 업체별로 부스를 다 따로 쓰고 지자체마저 별도로 관을 구성하다 보니 초라한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위치와 부스 디자인 등을 조율, 해외의 바이어들에게 주목받는 관으로 꾸밀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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