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뱀장어 장외거래 금지, 기대와 우려

통작업 근절···투명한 유통구조 정착 기대
“사유재산 처분에 과도한 침해” 지적
"뱀장어 소비 확대에 제약요소 될 가능성"
김동호 기자l승인2016.11.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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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 등 일부 내수면 양식어류의 장외거래를 금지할 수 있는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며 수산업계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수산물 유통법 개정안은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한 수산물의 거래시 지정된 위판장 이외에는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에 민물장어양식수협을 비롯한 어업인들은 현재 뱀장어양식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일부 어업인들과 수산업계 전문가의 대다수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 “투명한 유통 가능해 질 것”
법안을 대표 발의한 황주홍 의원(국민의당,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수산물 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의 뜻을 밝힌 민물장어양식수협 등은 투명한 유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대를 표하고 있다.
뱀장어를 비롯한 내수면 양식어류는 대부분이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어 법에 의한 품질향상의무와 경매, 입찰, 정가매매 또는 수의매매 의무 등에서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또한 소수 중간상인들의 거래독점으로 가격교란이 발생, 생산자가 피해를 보고 있으며 소비자 역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역선택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는 게 민물장어양식수협측의 지적이다.
더불어 민물장어양식수협과 어업인들은 산지에 만연해 있는 속칭 ‘통작업’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다른 수산물과 달리 뱀장어는 치어가격이 비싸 크기가 작은 개체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다.
최근 뱀장어 생산량 증가와 소비침체 등으로 상인들이 1kg당 3미 크기를 1kg당 1미의 가격으로 매입하려 들고, 어업인들은 출하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번 수산물 유통법 개정으로 뱀장어의 위판이 의무화될 경우 이같은 통작업이 근절되고 유통구조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이 뱀장어 양식업계의 기대다.
황 의원은 “일본의 경우 출하시 매번 조합을 통해 철저한 안전성검사를 실시한 후 실명제로 계통출하를 실시,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3만톤 가량의 중국산 뱀장어가 수입됐으나 식당에서는 중국산으로 표기돼 있지 않아 국민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민물장어양식수협 관계자는 “생산자들의 판매가격이 싸면 소비자들이 싸게 사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상인들이 유통단계에서 폭리를 취해 생산자들은 원가보전도 힘든 반면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먹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국내산 민물장어의 거래장소가 지정되면 가격정보가 투명해져 생산자들은 제값을 받고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뱀장어 양식업계 관계자도 “뱀장어 유통과정에서 이른바 통작업이라는 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위판이 의무화 될 경우 크기별로 위판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작업이 근절,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판매장소 지정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아"
전문가들과 유통인, 일부 어업인들은 법률로 판매장소를 지정하는 것은 의무상장제도로 회귀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1999년 완전 폐지한 바 있는 어획물 판매장소 지정제도의 연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사유재산의 거래장소를 법령으로 제약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현재 민물장어는 대부분 식당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확대에 제약요소로 작용하는데 위판장거래가 의무화되면 이같은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HMR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자들이 손쉽게 장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려면 안정적인 물량수급이 중요한데 위판장 거래가 의무화될 경우 위판수수료, 물류비 등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 가격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민물장어양식수협이라는 자율적인 자조조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로 장외거래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물장어양식수협을 중심으로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위판장에서 거래하도록 뜻을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뱀장어 위판을 위한 시설이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국내에는 뱀장어 위판시설이 없는 반면 뱀장어 양식어가는 전남, 전북, 경기, 제주 등의 지역에 분포해 있기 때문에 이들 어가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이 충분히 확보되기도 전에 제도부터 시행될 경우 혼란을 가중시키고 어업인의 불편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산물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실뱀장어 자원문제나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격차의 해소, 통계확보 등에는 일정부분 긍정적인 점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판매장소를 지정하는 자체가 시장경제시스템에 맞지 않는다”며 “또한 위판과정에서 생산자 입장에서 가격을 산정하려고 들 경우 또다른 시장왜곡을 불러올 수 있으며, 위판장 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할 경우 어업인들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동시에 유통비용이 증가할 공산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유통단계에서 정보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내수면 어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수산물이 마찬가지인데 굳이 뱀장어와 내수면 양식어종만 특정하는 것은 일반인들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며 “또한 발의 취지에서 나온 원산지 허위표시 문제는 이미 원산지 표시법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행위로 정부의 단속을 강화해서 해결할 일이지 이를 의무상장제로 막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뱀장어 양식업체 관계자는 “뱀장어의 소비저변 확대를 위해 HMR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의무상장제가 도입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라며 “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을 의무화해버리는 것은 모기 잡는데 칼뽑는 격”이라고 반발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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