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배인 철처한 기록·현장관리
우수한 사양곤리·환경조성…돼지고기 맛도 좋아져

수입 축산물과의 무한경쟁 속에서 소비자에게 품질, 위생, 안전 등을 모두 갖춘 우수 축산물을 공급하는 일은 이제 필수가 됐다.

이런 가운데 축산업계 곳곳에는 고품질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키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심 축산물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이들이다.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2016 축산물HACCP운용 모범업소’로 선정된 농장과 업체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HACCP 적용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차별화를 실현,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은 양돈분야 모래틈농장(대표 권명순)을 찾아갔다.<편집자 주>

▲ 모래틈농장 본장 전경 모습.

① 모래틈농장
② 국제축산영농조합법인
③ 카길애그리퓨리나 김해공장

# 직원들 HACCP 이해도 높아

전북 정읍시 칠보면 암축길 61에 위치한 모래틈농장은 농장 입구부터 HACCP 관리가 남달랐다. 장부에다 출입자와 연락처, 이전 방문지, 방문 목적 등을 적는 와중에 개인 소독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직원들이 HACCP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다. HACCP는 매뉴얼대로 습관처럼 몸에 익히고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철저한 기록관리와 현장관리의 수준이 직원들의 행동과 말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번식 사육 중인 본장을 비롯해 비육장을 합쳐 농장 4곳에 직원만 20명, 그 중 9명이 외국인이고 모두 태국인으로 조합을 맞췄다. 이들은 본장 생산부문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숙련도 제고와 전문성을 갖추다 보니 이직없이 적게는 3년 많게는 10년씩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남호득 농장장은 HACCP팀장을 겸하면서 현장의 사양관리, 출하관리 등을 진두지휘하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애로점과 복지, 요구사항 등을 꼼꼼하게 챙겨 권명순 대표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HACCP에 대한 전문성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HACCP 관리에 있어 주체가 되는 인력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이 모래틈농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권명순 모래틈농장 대표는 “농장장이 HACCP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고, 기록관리와 현장관리의 수준이 뛰어나다 보니 직원들도 신뢰하고 잘 따르고 있다”면서 HACCP관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 돼지전용 생균제 생산 시스템과 농장 내부를 볼 수 있는 CCTV.

# 돼지의 건강은 돼지고기의 맛 좌우

모래틈농장은 HACCP를 적용하면서 돼지의 건강은 곧 돼지고기의 맛을 좌우한다는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있었다.

모돈 1500마리, 자돈 7500마리 규모에 번식사육이 이뤄지는 본장은 16개동(6214.42㎡)으로 조성된 가운데 사료에다 미생물 효소를 10분의 1씩 섞어 먹이고 있고, 왕겨 깔짚 돈사에선 모돈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뒹굴며 생활하고 있다.

7년 전부터 개체관리를 하다 보니 지난 여름철 폭염에도 180~200일령 출하라는 계획적인 생산은 멈추지 않았다. 출하는 모래틈푸드 브랜드와 농협목우촌, 비육농장 3곳(농업회사법인 (유)디딤돌-덕천면, 농업회사법인 (유)디딤돌-웅동면, 정우축산-정우면)에 주로 이뤄지고 있고, 분변·액비처리는 외부업체위탁(한솔영농조합법인)에 맡기고 있다.

권 대표는 “HACCP가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줬다”면서 “건강한 돼지를 키우기 위한 사양관리와 환경조성은 결국 돼지고기의 맛을 좌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권명순 모래틈농장 대표
“제가 느끼는 기독교 신앙의 자유와 기쁨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환경적으로 돼지들에게도 이를 적용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축산농가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권명순 대표는 모래틈농장의 특징과 차별화로 일본에서 도입한 ‘요모라제’ 돼지 전용 생균제(효소) 급이와 모돈 군사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계절마다 배, 매실, 콩, 부추, 어성초 발효액을 돼지들에게 급여해 주고, 후보돈과 임신돈사에 15cm의 왕겨를 깔아주며 1개월마다 새것으로 교체해 주고 있다.

“사육환경은 곧장 출하성적과도 연계됩니다. 2013~2014년 2년 연속 전국 축산물품질평가대상 돼지 부문 우수상을 받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조직이 단단한 맛있는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후기사료 급여를 고수하고 있고, 육성, 비육사는 1일 4회 제한급여를 하고 있다. 어미 돼지와 새끼돼지를 보호하는 프리덤 분만틀, 4주간 단위 그룹별 사양관리, 급수 자동화, 자연채광 등도 잘 지키고 있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이제 기본입니다. 모래틈로컬푸드 1호점이 서울 마포에 문을 열었고, 두레 생협을 통해선 '모래틈팜 포크'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정받는 돈육 브랜드를 만들어 갈 계획입다. 정읍시 칠보면 모래틈 마을을 중심으로 모래틈푸드의 원산지가 될 ‘모래틈팜 랜드’도 조성해 아기 울음소리가 있는 마을, 소비자가 찾아오는 마을을 만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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