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마트 팜 보급 등 농업분야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확산으로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한 움직임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형 ‘스마트 팜’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축산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데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축산 스마트 팜 올해 4년차 예산 확대

농림축산식품부는 2014년 양돈부문을 시작으로 2015년 양계 등 단계적으로 ICT 적용대상 축종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젖소·한우 등 대가축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생산성 향상에 핵심이 되는 로봇착유기·자동포유기 등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축산부문 스마트 팜 구축을 위해 2015년 89억원, 지난해 2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올해 269억원으로 예산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농식품부는 지자체·생산자단체 등과 협업해 스마트 팜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시작단계지만 앞으로 성과 기대

축산 분야는 시설원예 분야에 비하면 아직 시작단계지만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적용하는 단계에 이르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농식품부의 2016년 스마트 팜 성과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양돈 분야는 스마트 팜 도입 후 분만율이 2.5% 증가했고 돼지 출하 시 상등급(A,B) 출현율이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료비가 9.2% 절감됐고 고용노동비 부문도 6.6% 절감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질병발생 피해액은 43.9%나 절감돼 상당한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 최적 생육 관리 소프트웨어 완성 보급 예정

이 같은 성과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농식품부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고 있는 작목별 ‘최적 생육관리 소프트웨어’를 완성해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축산분야의 특성과 여건에 최적화된 스마트 팜 확산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보급된다면 앞으로 보다 높은 수준의 생산성 향상 효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일정은 지난해 토마토를 시작으로 내년 국화(대륜계, 신마), 파프리카, 딸기를 비롯해 돼지를 개발하고 오는 2019년 버섯(느타리), 2020년 젖소, 2021년 닭, 2022년 한우를 개발, 일반 농가에 제공된다.

■ 축종별 스마트 팜 주요 시설 장비

축종별 스마트팜의 주요 시설·장비는 한우의 경우 환경모니터링, 로봇포유기, 사료자동급이기, 발정알리미, 정전알리미, 화재알리미, 사료빈관리기, CCTV, 음수관리기, 통합관리시스템 등이 있다. 여기에 젖소는 로봇착유기, 건강모니터링 등이 추가된다. 돼지는 액상사료 자동급이기와 출하돈 선별기, 임신돈 군사사육장치, 포유모돈 자동사료급여기, 사료 믹스급이기, ICT와 연계한 환기팬, 냉난방기 등도 주요 시설·장비로 분류된다. 산란계와 육계농장에선 추가적으로 자동체중측정장치, 선란관리시스템 등이 스마트팜에 적용된다.

스마트팜 장치 설치시 주의사항으로 환경 센서의 경우 환경적 요인(직사광선, 강우 등), 가축행동(핥기, 깨물기, 쪼기, 부딪침 등)에 의한 영향이 없는 위치에 설치하고, 축사 먼지, 섭식 행동 등에 의해 센서가 오염될 수 있어 해당 가축이 기립시 어깨높이에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며 하우징(덮개)은 센서 수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ICT 장비들은 확장성이 있어 모든 장비를 한번에 도입하기 보다는 설치한 장비에 익숙해지면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ICT 장비 도입시 가축 적응훈련과 스트레스로 인한 초기 생산성 저하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ICT 장비들이 노동력은 절감시키지만 만약 운영자의 숙련도가 떨어지면 오히려 반대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스마트 팜 현장 사례

[송일환 금강축산 대표] '화재 알리미'로 초기진화실시간 파악 경영효율성 향상

“얼마 전 작은 화재가 났지만 경보기 덕에 큰 불로 이어지지 않고 초기진화가 가능했답니다.”

화재 알리미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송일환 대표는 ICT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팜을 구현한 뒤 나타난 효과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충남 공주에 위치한 금강축산은 모돈 260마리 규모(3700마리 사육)로 분만사 1동, 교배·임신사 1동, 자돈·육성사 3동, 비육사 2동, 관리사 1동 등 일관사육체계를 갖추고 7명의 관리인원이 있다.

송 대표는 스마트 팜을 적용하면서 양돈장 주요 시설과 장소에 CCTV를 설치했고, 농장 외부에서도 농장의 현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즉시 조치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온도 컨트롤 박스를 찍으면 돈방의 온도가 나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지요. 최고, 최저온도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구요. 비육돈 출하 선별기를 설치하고 카메라, 경보기 등을 갖추는 등 2011년부터 개인적으로 ICT를 시작했었습니다.”

송 대표는 양돈마이스터 1기로 연암대학교 축산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귀농·귀촌하는 후계농업인을 위한 양돈부분 강의와 교육에도 참가하고 있다. ICT연구사업 참여와 대학원 박사과정 진학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새로 신설하는 농장에도 ICT를 구축해 스마트팜을 실현할 계획입니다. 스마트팜 적용과 함께 요구르트를 섞어 만든 발효사료로 임신돈, 자돈, 비육돈의 단계에 따라 적정량을 일반 배합사료에 섞어 급여하다 보니 사료비 절감과 질병 감소 등으로 경영효율성이 향상됐습니다.”

[정창용 풍일농장 대표] 단순 장비지원 아닌 축산특성 감안 맞춤형 ICT도입·운용을

“스마트 팜을 하면서 무슨 데이터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이 생겼습니다. 진짜 농가에 도움이 되는 포인트는 뭘까를 계속 생각하게 되구요.”

충남 천안에 위치한 풍일농장 정창용 대표는 2014년부터 스마트 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과거 약 18년간 몸담았던 전기전자 IT분야 기술개발과 기술영업 등의 이력을 바탕으로 정 대표는 양돈업계에선 이른바 ‘스마트 팜 전도사’로 통한다.

스마트 팜을 구축·운영하면서 도움이 된 부분을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우선 화재나 질식 등 돈사에서 일어나는 비상사태나 재난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 가장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돈방마다 화재나 환기, 온습도 관리 등에 있어 이상이 발생하면 곧바로 경보기가 스마트폰, PC, CCTV 화면에 알람을 울리고 적색경보를 발령해 초동대처를 하게 만들지요. 이것이 스마트 팜을 구현한 이후 가장 달라진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사료빈과 백신접종 등의 관리가 자동화되고 적기에 체계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원가절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또한 스마트 팜이 구축·운영되면 각 농장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사료, 시설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농가의 상당수가 비육돈 관리보다는 모돈 관리에 치중해 있지만 출하성적 등 생산성은 비육돈 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ICT를 활용한 스마트 팜은 농장에서 부족한 비육돈 관리부분을 해결해 줍니다. 실례로 사료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출하성적에 10%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정 대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스마트 팜의 발전 방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시설원예는 스마트 팜을 통한 환경관리가 주라면 축산은 양돈장을 예로 들어도 집집마다 시설과 환경이 달라 스마트 팜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도입·적용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생산관리와 환경관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죠. 특히 ICT 기능 없는 단순 CCTV나 데이터 수집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면 자칫 스마트 팜 구축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 대표의 말대로 정책적으로 스마트 팜이 성공하기 위해선 단순히 장비지원에 그쳐선 안 되며 축종·산업별 특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용어해설>
스마트 팜이란: 농식품부는 네트워크(인터넷)와 자동화 기술을 융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환경과 상태를 파악하고 계량화해 농축산 생산과 유통, 농촌생활에 적용함으로써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능화되고 고효율을 지향하는 농축산업의 새로운 형태를 말한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언제 어디서나 가축의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스마트 팜으로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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