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닭 생산 여건조성 우선
질 좋은 사료 공급 독려해야
정부에 현장 목소리 전달할 것

“사상 최대 규모의 AI(조류인플루엔자)로 육계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육계농가를 대변하는 육계사육농가협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육계농가와 함께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총력을 다 하겠습니다.”

지난 15일 제3대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장에 현 김상근 사조팜스농가협의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AI 발생으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 있는 육계산업의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재임을 흔쾌히 수락한 김 회장은 오는 2019년 3월 14일까지 전국 육계사육농가의 권익보호를 위해 힘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건강한 닭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 조성돼야
지난해 9월 미국에 있는 알렌하림 견학을 다녀온 후 김 회장은 국내 육계산업에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알렌하림은 국내 육계계열사인 하림이 미국 육계계열사인 알렌을 인수해 만든 회사로 현재 미국 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무항생제 닭고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무항생제 닭고기를 생산하는 알렌하림의 시스템을 보고 참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알렌하림의 경우 자국의 품질 좋은 옥수수 및 대두박 사료를 농장에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건강한 닭으로 키워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사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약품를 전혀 쓰지 않고는 닭을 키우기 힘든 환경입니다."

지난해 무항생제 축산물에 대해 항생제를 전면 금지토록 하는 정부의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강화 개정안’을 도입하기 전에 국내 사료 자급률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 정부에서 농가들이 질병에 강한, 건강한 닭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좋은 사료를 통해 건강한 병아리를 생산하는 것이 가축질병 차단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도 축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만 남발하는 것이 아닌 질 좋은 사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악의 AI…정부에 현장의 목소리 전달할 것
“현재 제가 있는 사조팜스의 경우 AI로 인한 살처분으로 종계 7만7000마리가 땅에 묻혀 실질적으로 병아리 550만마리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일반 종계농가 병아리의 경우에도 이미 계약으로 묶여 있어 병아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현재 육용 종계 병아리 가격은 한달 간 최고 가격인 8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실제 현장에선 900원, 1000원의 가격을 주더라도 병아리를 구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아리 수급계획대비 입추량이 최대 65%까지 하락했습니다. 계열사에서 병아리를 구하지 못해 농가에도 입식 진행이 안되다 보니 100일 이상 병아리를 구경도 못한 농가도 태반입니다.”

이같은 육계농가의 어려움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탁상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우선 김 회장은 AI가 산란계 및 오리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가금류별로 방역정책이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계농가의 경우 전체 AI 발생농가 가운데 단 5건만이 발생했지만 그 피해는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계농가의 경우 AI 발생률이 현저히 낮지만 정부의 방역정책에 최대한 협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과도한 병아리 입식제한과 닭고기 수입 추진, 가축방역세 등 우리 산업을 옥죄는 정책만 구상하고 있어 벼랑에 내몰린 산업을 구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육계농가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김 회장은 올해를 육계사육농가협의회의 ‘전환점’으로 삼고 육계산업의 복구를 위해 어느 협회, 계열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농가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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