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푸드는 국선생 브랜드로 가정 요리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 본사다. 이마트에서 HMR 상품개발을 총괄하다, 기존 HMR제품의 한계를 체감하고 요리용 반찬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최성식 홈스푸드 대표를 취재했다.
“요새 젊은 사람들 이마트에 갑니까? 잘 안가요. 곧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는데, 이들이 이마트에 갈 겁니다.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어요.”
최성식 홈스푸드 대표는 20년 후의 대형마트는 더 이상 고객들로부터 각광받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최성식 대표는 2005년 신제주점 영업팀장으로 이마트에 입사, 식품개발팀 전임PD를 거쳐 2012년까지 HMR 상품개발 총괄을 맡은 HMR계의 전문가이다. 그는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던 이토요카도가 13년 전만 하더라도 장사가 잘 됐는데, 5년이 지나자 고객이 줄어들고 60대 이상 노인들의 전유물로 되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마트를 애용하지만, 그들의 자녀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향후 대형마트의 미래가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 직감한 최 대표는 퇴사 직후 경력을 살려 푸드 마켓에 도전했다. 그가 보기에 유통시장에서 판매되는 HMR제품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 이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키기엔 한계가 명확했다. 또한 음식은 따뜻함은 물론 식감과 향이 중요한데, 기존 가공식품은 참기름이나 향신료를 넣어도 향내를 온전히 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 대표는 소매점·온라인 등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는 HMR제품과 밑반찬 위주의 반찬가게 틈새에서 요리용 반찬을 전문으로 하는 매장을 기획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3년 설립된 홈스푸드는 2015년 총매출액 78억원, 2016년 12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국선생이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80개의 매장을 운영 중에 있으며, 올해 150개 점포 확대 및 200억원대의 연매출액을 목표하고 있다.
200가지 반찬 파는 소규모 매장
국선생은 다품목 소량생산체제를 갖춘 100% 테이크아웃형 푸드 마켓이다. 취급하는 카테고리는 국·탕·찌개류부터 볶음·찜·구이류, 디저트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BI의 ‘2007’이라는 숫자엔 200가지의 반찬을 일주일 내내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주변 음식점만 봐도 다 테이크아웃이 된다고 써져 있는데, 이들을 한데 모아서 팔자”는 최 대표의 의도가 반영됐다.
주력 카테고리는 부대찌개, 동태탕 등 메인 재료 외에 많은 부재료들을 필요로 하는 국·탕·찌개류이다. 총매출액 중 60%대를 국물 요리류가 차지하는데, 매장을 찾는 대부분의 주부 고객들이 국물류의 RTE·RTC 제품을 구매한다. 이외 갈비찜, 불고기, 닭갈비 등이 꾸준히 판매되는 추세다. 찾아온 고객들은 통상 2~3가지 제품을 한번에 구매한다. 객단가는 1만5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30㎡대의 매장 규모, 2~4명의 소수 인원으로 200여가지의 반찬을 취급할 수 있는 비결은 CK(Central Kitchen)에 있다. 홈스푸드는 기본 육수, 소스류, 포장육, 양념육 등 핵심 식재료를 본사에서 직접 생산·공급한다. 필요에 따라 OEM을 거치며, 50~90%대의 완성된 반조리 제품을 매장에 공급함으로써 조리의 간편성과 맛의 균일화를 보장했다.
라이프스타일 충족을 위해 식재료에도 신경 썼다. 홈스푸드는 집밥과 같은 맛을 구현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고, 자연유래 조미료 및 무항생제 돼지·닭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한우는 비거세 황소를 공급받고자 농가와 위탁계약을 맺었다. 통상 유통되는 구이용 고기로는 기름기가 많아, 육수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향후 최 대표는 기존 한식 위주 반찬과 더불어 양식 카테고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직은 주부가 주 고객층이지만, 이후엔 젊은 계층의 유입이 많아질 것이므로 양식 메뉴 또한 꾸준히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품목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시킬 겁니다. 최근엔 병원 환자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브란스점을 오픈했습니다. 병원 내에 반찬가게를 입점시킨 셈인데, 반응이 어떨지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