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년농부들의 '오 마이 農 라이프~' ⑤자연농장을 꿈꾼다 -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실장

농장카페·체험장 결합…도시민에 힐링 선물
"농장은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공간이죠"
박현렬 기자l승인2017.09.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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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과 문화체험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다시 찾고 싶은 농장으로 만들고 있는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실장. 이 실장은 부모님의 대를 이어 지난해부터 경남 함안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부모님세대의 농사 노하우와 농업과 문화를 접목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마케팅으로 기존과는 다른 농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장이 단지 농업생산의 공간이 아닌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이 실장. 이 실장이 꿈꾸는 동동바구농장과 그의 농업스토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경영인으로서의 삶 접고 고향으로

이 실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여행사, 사회적 기업 등을 거친 엘리트다. 처음에는 경영인으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살았지만 여러 번의 이직과 복잡한 도시생활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한 번씩 고향인 함안에 내려올 때마다 농사일이 힘에 부친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고 더 이상의 도시생활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집으로 내려왔다.

아버지의 노하우와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농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열의를 갖고 농사일에 뛰어 들고 싶었지만 조급함을 없애고 농업인으로서 배워야 하는 지식과 농사 방법 등을 갖추고 일하라는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지난해부터 도심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이 자연 속에 위치한 동동바구농장을 찾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게 됐다.

이 실장은 “농산물의 출하가 농장의 전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찾는 농장을 만들고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현재의 교육농장 시스템만으로는 수익성이 약해 농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소비자들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 청년농업인 맞춤형 교육 적어

처음 함안에 내려와서 귀농·귀촌 교육 등을 비롯해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을 받았지만 이 실장이 바라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은퇴 후 노후를 계획하고 있는 귀농·귀촌인들에게는 맞을 수 있겠지만 청년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청년농업인들은 농업 터전을 사업에 접목해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이지만 은퇴 후에 농촌을 찾은 사람들은 막연하게 앞으로의 윤택한 삶만을 생각한다. 이 때문에 교육을 받으면서도 '얻은 부분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다. 농업의 현실을 보고 배운다는 점에서만 도움이 됐을 뿐 그 이외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견학 등은 농장으로만 갔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장 외에 다른 부분을 보길 원하는 청년농업인들의 니즈와 맞지 않았다.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늘어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청년농업인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과거에 실시했던 교육만 지속한다면 청년들은 교육을 기피하게 될 것입니다. 청년농업인들이 밝은 미래를 계획하고 꿈꿀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청년농업인 정착 쉽지 않아

청년농업인들 중 가업을 잇는 경우에는 부모님과의 갈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열의를 가지고 뭔갈 진행하려고 해도 오랫동안 농업을 영위해 온 부모의 생각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부모의 도움 없이 처음 농업을 시작하는 청년농업인들은 농지를 구입해서 농산물이 수확되기 전까지 생활비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낮에는 남의 농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다른 일을 하는 청년 농업인들이 많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이 경우 농촌에서 자리를 잡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쓰는 힘을 농업에 사용한다면 조기에 정착할 수 있겠지만 환경이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농업직불제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실장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농업인들에게 월 80만원씩 2년간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으나 마지막에 정책이 바뀌어 하반기 500만원, 올 상반기 500만원을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당장 자금이 필요한 농업인은 문서를 조작하는 등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 농업에 문화를 접목한다

그가 꿈꾸는 농장은 농업과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지난해 여름에만 1500명 이상의 가족이 농장을 찾을 만큼 인기가 많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체험프로그램, 농업과 키즈가 결합된 카페, 농산물과 정원이 함께 존재하는 곳으로 만드는 게 그의 목표이다.

▲ 이상엽 실장이 동동바구농장의 나무공방에서 도시민들이 나무를 이용한 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실장이 만들고 싶은 농장은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하는 공간인 것이다. 지금은 수확시기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버지의 취미인 목공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는 목마르다.

이 실장은 같은 마음을 가진 함안지역의 농업인들과 함안농부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농산물 판매에만 집중해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고 이 같은 농장들을 소비자도 찾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족들이 농장을 찾으면 아이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부모들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농업과 키즈가 결합된 카페나 큰 의미에서 농가카페+농산물체험장+농산물판매장+정원이 함께하는 곳을 꿈꾸는 것이다.

이 실장을 이를 위해 함안군에서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을 받고 있으며 조경기능사도 응시했다. 정원까지 결합된 농장은 도시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시민들에게 힐링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농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는데 한 몫을 하게 되고 부가가치로 이어진다.

[Interview]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실장

“농산물 수확만을 기대하고 산다면 농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농업·농촌에서 점점 더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농장과 결합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것이죠. 은퇴이후에 농촌으로 내려온 도시민이라면 이 같은 고민은 하지 않겠지만 평생 직업으로 농업인을 꿈꾸는 청년농업인들에게는 고민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청년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 등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교육시스템이 구축되고 각 지역, 품목에 맞는 맞춤형 교육도 많아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청년농업인들에게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정부를 비롯한 지자체에서 우리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농업인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농업현장을 만들기를 원합니다. 그래야만 도시민들이 농촌을 찾고 우리 농산물을 찾기 때문이죠. 청년농업인들은 지금까지의 농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할 것입니다”

▲ 동동바구농장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우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프는 유기농가 및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곳에서 하루에 4~6시간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이다.

# 동동바구농장은

예로부터 홍수가 나면 바구(바위)가 동동 떠다닌다는 지역이라 해서 붙여진 동동바구에 위치한 블루베리 전문 재배농장이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농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다육식물도 온실에서 재배하고 있다. 6차산업인증과 교육농장 인증을 받았으며 여름철 블루베리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버지의 취미로 시작한 나무공방도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동동바구농장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동동바구농장 네이버 블로그(jks0533.blog.me)에 접속하면 된다.


박현렬 기자  hroul022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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