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은 혼밥, 혼술 등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트렌드와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의 니즈 등 늘 새로운 요구사항이 생겨난다. 이에 맞춰 외식업계는 신 메뉴 개발과 차별화된 콘셉트, 편리함을 내세운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주목 트렌트 3
1인 외식·가성비·모던 한식
‘나홀로 열풍’, ‘패스트 프리미엄’, ‘모던 한식의 리부팅’. 2017년 외식업계가 주목한 세 가지 트렌드 키워드다.
나홀로 열풍은 최근 1인 외식이 보편화되면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을 넘어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커피를 마시며 나 홀로 외식을 여유있게 즐기는 외식문화를 말한다.
두 번째는 가성비를 따져 합리적 소비를 하는 ‘패스트 프리미엄’이다. 패스트푸드와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더라도 건강하고 알찬 식사, 가성비가 높은 음식을 즐기고 싶어 하는 외식 소비자의 니즈와 성향을 뜻한다.
세 번째는 ‘모던 한식의 리부팅’이다. 동서양의 식재료를 전통적인 한식 조리법과 서양식 조리법을 응용해 오너 셰프 중심으로 새롭게 융합·재창조한 모던 한식을 지칭한다. 한식대첩, 옥수동 수제자, 삼시세끼 등 한식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의 꾸준한 인기가 한몫했다. 여기에 슬로시티, 슬로푸드을 추구하는 가치소비 등의 영향으로 된장에 재운 양갈비, 간장 피클 등을 주메뉴로 하는 ‘밍글스’, 된장 문어, 트러플 불고기를 선보인 ‘정식당’ 등 스타 셰프를 중심으로 한식의 새로운 변신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한식 레스토랑
신규 출점보다 메뉴에 집중
2017년 한식뷔페는 외식산업 전반에 걸친 불경기와 한식뷔페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한 출점 제한이 겹치면서 더디게 성장했다. 또 한식뷔페 성장 초기 점포 수 경쟁이 치열해졌고, 한식뷔페 업체 간 가격경쟁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한식이 재조명을 받으며, 웰빙과 집밥 트렌드를 내세운 한식뷔페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6월 기준으로 이랜드의 자연별곡은 48개,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15개,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52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PIC가 운영하는 풀잎채는 국내 1호 프리미엄 한식뷔페로, 2017년 7월말 기준 45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식뷔페 브랜드들은 토종 식재료를 활용한 향토 메뉴와 계절별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지역 농가와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별곡은 지역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공수해, 신선도를 극대화한 계절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신메뉴 개편 주기도 1분기에 2번, 1년에 7~8번으로 늘려 트렌디한 메뉴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반은 올해 봄 신메뉴를 ‘엄마의 레시피’라는
콘셉트로 ‘그린 비타민 샐러드’, ‘봄 쭈꾸미 찹샐러드’, ‘올방개묵 무침’ 등 샐러드를 선보였으며, 여름과 가을에는 박종숙 한식요리연구가가 제안한 보양식과 건강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올반은 매장별 매출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생맥주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메뉴 구성에 신경 쓴 것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 상반기 올반의 10인 이상 단체모임 객수는 26% 늘었다.
계절밥상에서 주력했던 올해 대표메뉴는 제주 녹차를 활용한 ‘제주의 봄’ 메뉴 12종이다. 여기에 한식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대표 재료로 ‘발효장(醬)’을 선정해 누룩장(醬)으로 숙성한 돼지·닭구이 2종과 삼계탕 등을 포함한 메뉴를 선보였다. 올반은 한식뷔페 메뉴를 HMR로 선보이면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풀잎채도 지난해부터 매장에서 판매한 ‘멍석갈비 돈구이’를 HMR로 만들어 판매하며 명절에는 선물세트로도 선보였다. 풀잎채는 서구화된 소비자 입맛에 최적화된 한식메뉴를 선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
무인 결제 시스템 확산
패스트푸드업계를 중심으로 ‘키오스크(KIOSK·터치스크린 방식의 주문·결제 시스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무인 판매대를 통해 대기 시간이 짧아지고 주문받는 인력이 다른 곳에 투입돼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무인 판매대가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자체 주문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리아는 2014년 2개 매장에서 시작한 키오스크를 현재 전국 460여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 전체 매장의 40%를 차지하는 수치다. 맥도날드는 전체 440개 매장 중 200여곳에 키오스크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 전국 250여개 매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맥도날드의 키오스크는 현재 집객도가 높은 서울역, 상암, 청담동, 부산해운대점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버거킹도 2016년 4월부터 키오스크 설치 지점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서 떠오르는 브랜드는 맘스터치다. 매출이나 매장출점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는 것. 합리적인 가격과 색다른 맛으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맘스터치는 2016년 12월 매장 10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 햄버거 브랜드 중 1000호점을 넘은 것은 이전까지 롯데리아가 유일하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 푸드서비스는 2017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17억원, 37억원 기록하고 있다.
올해 패스트푸드업계는 부정 이슈도 있었다. 맥도날드로 불거진 ‘햄버거 공포증’(햄버거 포비아)이 빠르게 확산되며,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졌다.
피자
1인분 피자, 채팅주문으로 빠르게
올해 1인 가구의 증가로 혼밥·혼술족이 외식 업계 메가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피자도 1인 식사 대열에 합류되었다. 기존 3∼4인용 세트메뉴에서 사이즈를 줄인 1∼2인용 메뉴들이 출시됐다. 한국피자헛은 올해 초 1인 고객을 위한 ‘New 익스프레스(New Express)’를 선보여 혼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 신 메뉴를 강화했다.
피자업계는 빠른 주문을 위한 채팅주문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2017년 2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웹 기반 신개념 채팅‘챗봇(Chatbot)’ 서비스를 론칭했다. 실시간 채팅 ‘네이버 톡톡’을 통해 제품 및 주문방법, 수령지선택, 주문확인 및 결정 등 4단계를 거치면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7년 8월 도미노피자는 피자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채팅주문 서비스 ‘도미챗(DomiChat)’을 오픈해 재미있는 요소를 더한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일명 ‘갑질 기업’들이 실적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이, 중소형 피자 브랜드는 매출 상승과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성장하고 있다. 2017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은 2017년 1분기 매출액이 234억원으로 2016년 1분기 254억원보다 약 20억 원 줄었다. 반면,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은 2014년 315억원에서 2016년 매출액이 510억원으로 약 200억원 가량 상승했다. 2014년 매출 1806억원이었던 도미노피자는 2016년 매출액
이 2103억원으로 증가했다. 피자알볼로는 7월 중국 상해 주요 상권 중 하나인 푸퉈구에 45평규모로 1호점을 오픈했다.
카페
커피전문점·니트로커피 강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커피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014년 4조9022억원에서 2016년은 6조4041억원으로 30.6% 성장했다. 커피전문점은 2014년 2조6000억원에서 2016년 4조원으로 3년간 53.8% 성장했다. 특히 커피전문점 시장은 전체 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2.5%에 달했다.
2017년 7월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가맹점이 많은 곳은 1577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디야커피였고, 뒤를 이어 카페베네가 821개, 엔제리너스가 813개 순이었다.
국내 커피업체들의 2017년 메뉴를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콜드브루가 강세였다. 또 콜드브루에 질소를 주입한 새로운 방식의 ‘니트로(Nitrogen)’ 커피가 출시되며, 이목을 끌었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2017년 3월 기준 50여 곳에서 ‘니트로 콜드브루’, ‘니트로 콜드브루 라떼’, ‘콜드브루 토닉’ 등을 판매했고, 이디야커피는 2017년 3월 출시한 ‘이디야 리얼 니트로 커피’가 2017년 6월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 100만잔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