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젊은 농부들을 위한 ‘멘토-멘티’ 간담회]청년 농부들의 오 마이 農라이프~ (下)축산분야

현실적 정책 추진을…체계적 동물복지 위한 준비단계 돌입해야
모돈 그룹관리 등 과학적 경영 중요…생산비 낮춰야 경쟁 가능
기본적 통계·자료 바탕…현실·미래지향적인 방법 지속적 제시를
안희경, 이미지 기자l승인2017.11.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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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축산인들의 활약이 축산현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10번에 걸친 ‘오마이 농 라이프’ 기획 기사를 통해 청년농부 10명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데 이어 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젊은 농부들을 위한 멘토-멘티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 두 번째 자리인 이번 간담회에서는 젊은 축산인 3명과 축산업계를 넘어 농업 전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3명의 전문가를 멘토와 멘티로 한자리에 초대, 젊은 축산인들과 노련한 축산인들의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이날 간담회는 열정과 패기, 아이디어로 뭉친 청년 축산인들의 미래와 함께 애로사항, 제도적인 문제까지 그들의 고민을 함께 얘기해보고 이를 축산업계의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생각해 봄과 동시에 현장의 어려움들을 해소, 청년 축산인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자리가 됐다. 지난 23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멘토·멘티 간담회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 박종수 충남대 명예교수<사진 왼쪽 첫 번째>를 비롯한 멘토, 멘티들이 대한민국 축산의 발전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上. 농업분야
下. 축산분야

△일시 : 2017년 11월 23일(목) 14:00~16:30
△장소 :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주최 : 농수축산신문사
△좌장 : 박종수 충남대 명예 교수
△멘토 : 송태복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
        김유용 서울대 교수
        이근수 전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멘티 : 이정수 경북종돈 대표
        손봉구 米소짓다 대표
        조정열 유명목장 대표
△정리 : 안희경·이미지 기자
△사진 :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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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구 대표=현재 많은 젊은 축산인들의 고민거리는 민원이다. 경북 경주에서 번식우 80여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최근 한우 축사 신축을 어렵게 끝냈다. 민원으로 인해 신축 부지를 찾는 데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2세 축산농가들이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낡고 노후된 시설을 개선코자 의욕적으로 축사 이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민원으로 번번히 무산되기 일쑤다. 축사를 짓기 위한 허가절차를 밟고 있을 때부터 이미 주민들의 탄원서가 접수되곤 한다. 최근에는 축사 허가를 받기 위해 환경법에 적합하게 축사를 지으면 냄새나 파리 등 해충문제는 대부분 해결되지만 축사를 짓기 전부터 민원이 들어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간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축산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정수 대표=대한한돈협회에 속한 경기도 지역 2세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120여명이 속한 2세 모임에서는 젊은 축산인들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각종 세미나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2세들이 바쁜 농장일 가운데에서도 참석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이처럼 젊은 축산인들이 주말도 없이 의욕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무허가축사, 대기업 축산 진출문제 등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정부에서는 동물복지 축산업을 권장하고는 있지만 아직 농가 현실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동물복지 박람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유럽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축산에 동물복지를 도입하고, 개선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체계적으로 동물복지를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정열 대표=그동안 축산인들은 소비자를 간과했다고 본다. 생산자들은 생산을 하고 축산물을 유통은 유통업자들에게만 맡기다 보니 생산자는 생산, 사양관리에만 집중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에 집중하지 않았고 소통도 전혀 없었다. 한우 등급제 논란이나 안티 밀크 문제 등은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문제라고 본다. 사실 농가들 가운데 현장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농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생산자들도 소비자를 의식하고 소비자를 위해 고민하며 생산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자급률이나 대기업 축산 진출 등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젊은 축산인부터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승산은 있다고 본다. 사실 낙농은 생산의지와 여력이 됨에도 쿼터라는 생산량 제한에 의해 생산량을 자율적으로 늘릴 수 없다. 낙농을 하면서 프리미엄 우유를 생산하고 싶지만 가공을 거쳐야 해서 타 축종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직접 가공을 해서 팔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다면 나름의 지위를 확보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 농가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나 학계가 본보기가 되는 모델 등을 발굴해 젊은 축산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교육이나 계도를 해줬으면 한다.

 

△송태복 과장=현재 축산경영과에서 관할하는 축종이 10가지다. 한우, 젖소 등 대가축에서 양봉부터 사슴, 흑염소까지 모두 포함돼 있는데 모두의 입장이 다르다. 특히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조직은 공조체계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각이 다르고 조건이 다르다. 산재해 있는 농업의 문제는 농식품부 하나만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부서가 모두 다르고 입장이 다른 것이다. 현장에 있는 축산인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내가 어려우니까 이것을 해결해 달라’는 식이 아닌 현장의 문제를 법적으로 접근해 잘못 운영되고 있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현장의 축산인들이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통계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정보공개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시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통계 등을 활용해 보다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법들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김유용 교수=국내 농업생산량 중 양돈이 차지하는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배합사료 규모는 우리나라 제약회사들의 생산액인 10조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 양돈 산업은 현재보다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것이고 농가수는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완전 개방화 시대에 우리 축산물이 수입 축산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한게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는 생산비를 떨어뜨리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가가 생산비를 정확히 정산하고 파악해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생산비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한국 실정에 맞는 양돈산업을 설계하고 비과학적인 정산이 아닌 모돈의 그룹관리 확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운영을 해야 한다. 정부도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좀 더 체계적이고 농장의 규모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 ‘나는 길이 있어서 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면 길이 되기에 이 길을 간다’는 말이 있다. 젊은 축산인들이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축산을 영위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이근수 전 위원장=한우를 40여년간 키우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산업의 주체인 우리들이 스스로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산업을 위해서는 산업 종사자들의 소득이 보장돼야 하지만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농가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이나 농협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은 우리가 지킨다는 각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축산인들에게 세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첫째는 농장을 잘 운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FTA(자유무역협정) 등 한우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외부환경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세 번째는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 그들이 원하는 축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는 젊은 축산인들이 갖춰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농장만 잘 운영한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농장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외부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욕구도 충족시켜야 한다. 앞으로 청년 축산인들이 더욱 똘똘 뭉쳐 축산 현안에 대해 발빠르게 움직였으면 한다.

△박종수 좌장=오늘 간담회에서 젊은 축산인들을 위한 좋은 메시지들이 많이 던져졌다. 갈수록 무역장벽이 낮아지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축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생산성뿐만 아니라 생산비를 낮추는 노력이 수반돼야 하고, 또 축산농가라고 해서 정부의 지원만 바랄 것이 아니라 산업 종사자들이 직접 산업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조언이 있었다. 더불어 슬기로운 민원해결 방법,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복지, 친환경 축산업 등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산업 종사자들이 의욕과 긍지를 갖고 임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멘토·멘티 간담회는 굉장히 뜻 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계기로 젊은 축산인들이 대한민국 축산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야겠다는 열정을 가슴 속에 품고 축산에 임했으면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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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청년 축산인들은 이런게 궁금해요
이날 간담회는 김유용 서울대 교수와 이근수 전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멘토 강의, 송태복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의 정부 정책소개와 함께 청년 농업인 멘티들의 자유스러운 질문으로 진행됐다. 특히 멘티들은 민원 문제와 인증제의 혼란, 1세대와의 갈등 등 현안과 정책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멘티들의 주요 질문과 멘토들의 답변을 정리했다.

Q. 주민들의 민원으로 인해 축사 신축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무허가 축사 민원도 해결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현명한 해결방법은 무엇일까요.

A. 민원은 비단 축산업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님비(NIMBY)현상으로 축산시설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가치가 있는 시설들도 들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축산은 냄새라는 외형적인 요인이 있어서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주민공청회와 같은 민원해결 절차 등을 축사 허가조건에 포함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민원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가장 선행돼야 하는 것은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시키려는 농가의 노력이다. 주민들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전제돼야 민원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다.

Q. 축산물의 자급률이 해를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자급률을 올리기 위한 대책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자급률은 농가소득을 보전해주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급률보다는 농가 소득을 얼마나 안정화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우의 경우 자급률이 50%가 넘는 시절도 있었지만 그 당시 한우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형성되면서 농가들은 적자에 허덕였다. 자급률이 무조건 높은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한우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을 경우에도 한육우 자급률이 40%를 가까이 유지했던 만큼 국내 축산물을 꾸준히 구매하는 소비계층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젊은 축산인들이 외국 축산물과 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

Q. 축산에서도 인증제도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HACCP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제는 유통단계가 아닌 농장에서부터 HACCP이 이뤄져야 진정한 HACCP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장단계에서 HACCP이 이뤄지는 제품에 대해서는 차별화를 통한 혜택 등이 주어져야 하지 않습니까.

A. 방향성은 맞지만 먹을거리가 안전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항생제 인증 등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소지가 있어 유예기간을 두고 없애려고 하고 있다.

HACCP 등을 포함한 축산 생산단계의 인증도 모두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한다. 친환경 축산 등은 제재여부와 별도로 농업인들이 소비자에게 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식품의 안전성은 갈수록 강조될 것이고 수입축산물과의 경쟁에서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 될 것이다. 생산자 스스로가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을 당연시해야 한다.

Q. 축산에서의 대기업 진출문제가 계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서서히 구체화될 것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A. 축산에서 대기업이 효율성은 있지만 대기업이 축산에 진출하는 것과 장악은 다르다고 본다. 부작용을 고민하고 있지만 대기업 진출을 무조건적으로 막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의견을 조직화하고 이를 관철시키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젊은 축산인들은 이러한 거대 화두에 결집을 통해 자기 산업에 애정을 가지고 거시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의 큰 양돈가 중에는 10만마리를 사육하는 농가도 있다. 규모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기업 진출만을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자기 경쟁력 확보를 통한 준비가 필요하다.


안희경, 이미지 기자  nirvan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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