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도외시한 정책…적자만 가중

쌀 등급표시 '미검사 삭제' 의무화 최은서 기자l승인2017.12.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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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생산자에게는 품질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쌀 등급표시 중 ‘미검사’ 항목을 삭제하는 등급표시 의무화를 지난 10월부터 시행했지만, RPC(미곡종합처리장)는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정부가 양곡 유통업체의 제도 이행 준비 등을 위해 행정처분 시점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밝혔으나, RPC들은 여건 조성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정부가 먼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건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RPC에 따르면 등급 검정 순서대로 검정 시 도정시간을 제외하고 수작업으로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또 도정공장은 매일 수십 톤에서 백여 톤에 이르는 양을 수차례 가공하고 있는데 등급 검정 전에는 포장을 할 수 없어 도정한 순서대로 별도로 검사해 등급을 판정해야 한다.

이에 소형 도정공장 및 판매원의 경우 등급 검사를 할 수 있는 기기나 인력이 갖춰지지 않아 5000만원 상당의 등급판정기 도입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RPC들은 등급 검정 시 표본 추출에 따른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높고, 판매 후 일장기간 경과 시 판매장 보관 환경에 따라 싸라기 발생 등으로 인해 당초 등급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문병완 농협RPC협의회장은 “품질검사에 따른 인력, 장비, 부정확성 등으로 생산성이 약화된 쌀 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반면 쌀 가격 상승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현재 완전하게 검사할 수 있가 기기는 없고, 등급검사기를 사용해도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서는 등급 검정사업 순서에 따라 수작업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쌀 등급에 대한 신속·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강구하고 홍보를 통한 소비자의 의식있는 소비를 유도해 자연스럽게 등급표시를 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escho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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