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광우병 등 OIE가 지정한 리스트A 질병이 유럽 축산업을 초토화시켰다.
외신은 호주의 구제역 전문가인 롤리 글리슨 박사의 말을 인용해 “올들어 라오스의 고산지대에서까지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하고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적응력이 매우 높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을 비롯 아시아에서 빈발하고 있는 이들 가축질병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의 형세는 당장은 마치 진흙탕 속에서 홀로 피어나는 연꽃과 같지만 언제 어느 순간 진흙속에 묻힐지 항상 위험한 지경이다. 구제역 청정국 조기복귀가 기적으로 평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 축산업은 월드컵 등 국제행사와 지자체선거가 몰려있는 2002년을 맞아 번영으로 가느냐, 구제역 발생국으로 다시 전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올해 축산업의 화두는 소비자만족이다. 소비자만족의 시발점인 가축질병 방역 및 검역, 안전축산물 관리를 총괄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김옥경 원장을 만나 올해 주요 업무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는 월드컵·꽃 박람회·아시안게임 등 4대행사가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구제역 등 해외가축질병 유입방지 대책은 있는가.
“구제역 청정국 조기복귀는 모든 축산인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서 보듯 청정국을 유지하지 못하면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초래된다. 먼저 복귀를 위해 노력한 것 이상으로 모두가 관심과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특히 국제행사가 몰려 있는 올해는 인적·물적 교류가 급증할 것이 예상돼 구제역 등 악성가축전염병 유입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검역원은 5개국어로 작성된 유인물을 제작해 해외 여행객들에게 지속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전국 공·항만에서 신발·컨테이너·중고농기계류 소독은 물론 탐지견 센터를 설치 운영해 불법휴대품 유입을 철저하게 봉쇄할 예정이다. 구제역 유입 위험시기인 2~4월을 `특별검역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국경검역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구제역 발생국이면서 정확한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관광객이 입국한다. 이들을 관리할 특별대책이 필요하다. 어떤 복안이 있는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발생되고 있는 구제역 발생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중국 관광객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함께 농장방문 여행객에 대해서는 의류소독과 국내 농장을 2주이상 방문치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관세청·해양경찰청·해양수산부 등과 연계해 공·항만에서 검역관리사항을 이행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선박과 항공기에서의 남은 음식물처리실태도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공들인 방역체계가 허술해 질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대책은.
“가축방역 업무는 현지 집행기관인 지방자치단체장이 관심을 가져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조만간 전국 각 지역을 순회하면서 도지사·부도지사를 방문해 구제역이 발생하게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이 바로 그 지역의 책임자임을 설득하고, 확실한 방역체계 유지를 기본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시켜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또 `전국 일제소독의 날''''에 주기적으로 현지점검을 실시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중앙방역시스템에 반영하고, 지자체의 방역기능 보완사항으로 긴급사항 발생시나 필요시 농가에 직접 전화로 홍보할 수 있는 `가축방역 자동전화 홍보시스템(ACS)''''을 구축하겠다.”

-가축위생시험소 등 일선 방역요원들은 인력부족과 장비 노후화로 한계에 도달해 있다. 이를 보완하지 못하면 청정화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부족한 인력으로 구제역 청정화 조기복귀를 이루어 낸 것은 기적이다.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사실은 못할 일이다. 그러나 인력보강문제는 농림부, 검역원, 해당 지자체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특히 니퍼바이러스·슈퍼박테리아 등 신종 질병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방역과 위생을 전담하는 `방역청''''의 설립이 시급하다.

장비는 시·도 가축위생시험소의 경우 상당부분 보완됐다. 그러나 유지비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사후관리에 애로가 많았는데 올해는 농림부에서 유지비 명목으로 1억8700만원을 지원하게 돼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일선에서는 방역관련단체와 기관의 업무 등이 중복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효율적인 운영방안은 없는지.
“방역은 일사불란한 조직체계로 추진돼야만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고, 특수성을 가진 방역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하나의 조직체계로의 정비가 절실한데 이것은 올해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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