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에서 페리카나 치킨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한국식 치킨의 인기몰이가 시작된 것이다. 페리카나는 소스와 치킨파우더를 한국에서 공급하는 방침을 세우고 한국 고유의 맛을 세계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의 맛 그대로 현지 문화에 안착

페리카나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은 1992년이다. 이후 20년이 지난 2012년, 새로이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형태로 발전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2013년 페리카나USA 1호점이 뉴욕 퀸즈 플러싱 스트리트에 문을 열었다.

이종민 페리카나 해외사업팀장은 페리카나USA의 성공 비결을 “한국의 맛을 그대로 살린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즐길 수 있는 고유의 맛을 더해 현지에 맞는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현지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현지 농산물로 소스와 파우더를 만들면 국가별로 맛이 다른 농산물의 특성 때문에 한국과 같은 맛을 재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 팀장은 “전 세계 페리카나의 소스와 치킨 파우더는 100% 한국에서 만들어 공급한다"며 “한국의 페리카나와 닭의 종류가 달라도 소스와 치킨 파우더가 한국과 같으면 한국 치킨과 똑같은 맛을 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염장을 하며 향신료와 치킨 파우더를 이용해 닭맛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스와 치킨 파우더는 재고 물량 없이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만들어 발주한다.


미국 이터(Eater)가 소개한 페리카나USA

페리카나USA의 미국 내 8개 매장은 스포츠펍 형태다. 야구, 하키 등 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와 K-pop 등을 상영한다. 지난 슈퍼볼 시즌에는 써니사이드, 뉴저지, 플러싱 매장의 매출이 약 40% 증가했다.

뉴욕 매장들의 메뉴는 평균 20~30달러 선이다. KFC와 비교해 비싸지 않다. 뉴욕에서는 치킨만으로는 마진을 남기기 어려워 주류 매출이 필요해 스포츠펍 형태의 캐주얼 다이닝 포지셔닝으로 주류를 즐기기 알맞은 콘셉트로 구성했다. 이 콘셉트로 페리카나USA는 현재 점당 일평균 매출 약 5000달러(평일 기준)를 기록 중이고, 주말은 2.5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페리카나USA 1호점인 뉴욕 퀸즈 플러싱 스트리트 매장의 방문 고객 중 약 40%는 한국인, 약 20%는 한국계 재미교포, 나머지 40%정도가 외국인이다. 맨해튼 32번가 매장과 뉴저지 팰리세이크 파크 매장의 외국인 고객 비율은 약 70%에 달한다.

페리카나 치킨이 뉴욕에서 입소문을 끌면서 SNS나 매체에 소개되는 등 평판이 좋아졌다. 페리카나USA는 2014년부터 지역기반 SNS이자 레스토랑 평가 웹사이트인 옐프(Yelp)에서 평점 5점 만점에 4.3~4.5점을 유지했다. 페리카나 플러싱 1호점은 옐프에서 500개 넘는 리뷰가 달려 있다. 불만족한 평을 남기는 고객에게 빠짐없이 다시 모시겠다고 개별 응대하여 얻어낸 성과다. 이런 개별 응대 서비스 전략으로 재방문 비율이 꾸준히 높아졌다.

1월에는 미국 식음료전문매체 이터뉴욕(Eater New York)에 포스팅되면서 페리카나USA 지점 전반적으로 평일 매출이 15%이상 늘기도 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

페리카나는 현지에 적합한 메뉴를 계속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는 양념치킨이 제일 잘 나간다. 고추장, 마늘, 토마토 페이스트 등 20가지 농산물을 넣어 만든 달콤한 양념 소스가 특히 인기다. 이 팀장의 말이다.

“미국은 서부, 동부 시장의 치킨 취향이 상당히 다릅니다. 동부가 바삭한 치킨을 선호한다면 서부는 부드러운 치킨을 선호하지요. 미국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쉐이크쉑(Shake Shack)에서 사용하는 번을 사용한 치킨 샌드위치처럼 앞으로도 각 지역별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메뉴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가맹점주들 중에는 현지 식품공장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적인 맛의 통일성과 해외 지점별 형평성을 고려하여 소스와 치킨 파우더는 전량 한국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 방침을 고수할 예정이다. 닭은 현지에서 유기농 닭을 수급한다.

“한국에서 오늘 나가는 닭은 전부 어제 잡은 닭입니다. 하지만 대륙 규모로 유통 과정이 보다 긴 해외에서는 R&D센터를 통해 닭의 일자별, 온도별 변질, 냄새 등을 섬세하게 확인합니다. 염지, 염장으로 방혈 후 육질의 변질 여부와 지방 및 내장을 제거한 뒤 일자별 변질과 냄새 등을 확인하는 겁니다.”

페리카나USA는 지난 1년 사이 6개점을 신규 오픈했다.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면 올해 50개점 이상 확대도 가능하다. 하지만 소스와 치킨 파우더를 전부 한국에서 오더 메이드로 발주하기 위해 농산품을 선별하고 수급하기 위한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매장 확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57개점으로 확대했다가 사드 보복으로 26개점으로 줄어든 중국의 사례를 감안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 팀장은 앞으로 미국 동부권 외에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방면이나 텍사스를 비롯한 남부 시장도 개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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